긴 연휴 덕에… 학원가 대입 특강 ‘호황’
입력 2013-09-23 05:07
수능을 40여일 앞두고 수험생들이 추석특강에 몰리면서 서울 대치동과 목동 등 학원가가 지난 닷새간의 연휴 동안 ‘추석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달 초부터 본격화되는 주요 대학별 논술고사를 겨냥한 논술 특강은 ‘대기번호’까지 받으며 수강을 하려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2일 서울 대치동과 목동·노량진·중계동 등 학원가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 개설된 특강들은 특정 과목을 하루 5∼12시간씩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강도 높은 수업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원은 수만 명씩 몰려드는 지원자들을 수용하느라 강의실을 확대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강남메가스터디학원 관계자는 “수용인원이 70∼100명 정도 되는 추석 특강 44개 중 상당수가 마감됐다”며 “해마다 추석이 수능 50일 앞둔 시점이라 추석특강은 늘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의 A입시학원 관계자도 “스타 강사들의 강의는 9월 초 일찌감치 마감됐다”며 “연휴 기간 학교·도서관들이 다 놀기 때문에 공부할 곳이 없어 불안해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이달 28일(건국대와 항공대)을 시작으로 대학별 논술 시험이 코앞에 닥쳐 몇몇 인기 있는 논술 단기 집중강좌 수강증의 경우 ‘대기번호’까지 받고 구해야 하는 형편이라는 게 학원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치동의 B논술학원 관계자는 “이번 추석이 예년보다 길고 수시 1차 논술 일정까지 겹치는 바람에 업계는 성수기를 맞고 있다”며 “논술의 경우 학기 중에 대비하기가 어려워 이번 추석연휴 동안 마스터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재수생 조모(20)씨는 “추석연휴 5일 동안 하루에 10시간씩 하는 단기 집중 논술강좌를 들었다”며 “며칠 놀다 보면 학습 리듬을 완전히 망칠 수 있어 연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학부모인 송모(48·여)씨는 “이번 추석연휴 때 논술 특강에만 50만원이 들었다”며 “여기에 부족한 과학탐구 과목 2과목 특강 비용까지 합치면 이번 연휴에만 100만원 이상의 학원비를 쓴 셈”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심리에 편승한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에서는 족집게 과외, 고액과외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18일부터 22일까지 학원중점관리구역인 강서와 강남·강동·북부 등 4개 지역을 특별 단속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미신고 개인과외, 고액 특별교습, 자기소개서 대필 등 적발사항에 대해 조만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