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용현동 ‘母子 실종사건’ 용의자로 차남 또다시 체포

입력 2013-09-22 18:04 수정 2013-09-22 22:42

인천 모자(母子)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22일 유력 용의자로 실종자의 둘째 아들을 다시 체포했다. 같은 혐의로 지난달 22일 긴급 체포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한 지 한 달 만이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어머니 김모(58)씨와 형(32)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인천 논현동에 사는 차남 정모(29·퀵서비스 배달원)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의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장소 등을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정씨가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고 직접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간접 정황증거들을 상당히 수집해 구속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씨는 10억원대 건물을 소유한 어머니와 금전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는 지난 7월 어머니 김씨에게 5000만∼1억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돈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둘째 아들이 날 죽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등의 말을 지인들에게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최근 1년간 강원랜드에 32차례 출입하면서 돈을 잃어 8000만원 상당의 빚이 있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려고 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정씨가 경북 울진군 지역에서 승용차로 50분가량 걸리는 구간을 5시간30분 만에 통과한 사실에 주목하고 그가 인근에 시신을 유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종자들은 지난달 13일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씨는 같은 날 오전 8시30분 집 근처 현금인출기에서 20만원을 찾은 뒤 사라졌다. 김씨와 같은 집에서 살던 미혼의 장남도 같은 날 오후 7시40분 친구와의 전화통화를 끝으로 행적이 끊긴 상태다. 정씨는 사건 발생 나흘째인 16일 오후 4시40분 “어머니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