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분석] 朴대통령 지지율 9일 만에 7%P↓… 與野 해석 제각각

입력 2013-09-22 17:56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석연휴 이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70% 안팎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지지율은 상승세가 꺾이며 60%대 초중반까지 내려갔다. 연휴 직전 정국을 흔들었던 3자 회담 결렬과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도 책임을 묻는 여론이 조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만에 6.7∼8.6% 포인트 하락=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20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한다’는 응답은 60.9%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이 기관 조사에서 최고치인 69.5%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9일 만에 8.6%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채 총장이 전격 사퇴했던 13일 64.4%로 떨어졌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16일 3자 회담 직후 63.0%로 더 하락했다. 이어 추석연휴 첫날인 18일에는 59.8%로 나타나 6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만 19일에 60.1%로 소폭 반등한 뒤에는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도 유사한 추이가 나타났다. 지난 11일 조사에서 72.7%를 찍었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9일이 지난 20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6.7% 포인트 떨어진 수치가 나왔다.

◇정국 파행에 여야 공동 책임론=20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지난 13일 50.1%에서 2.3% 포인트 떨어진 47.8%로 집계된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24.4%에서 28.4%로 올랐다. 하지만 19일 조사에서는 ‘대통령이 야당과의 소통에 보다 나서야 한다’는 응답률은 41.2%였고,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접어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은 48.3%로 야당에 부정적인 시선이 다소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리서치앤리서치의 20일 조사에서는 ‘장외투쟁이 중단돼야 한다’는 응답이 66.7%로 나타나 ‘지속돼야 한다’는 대답 23.0%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3자 회담에서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거부한 데 대해선 공감한다는 의견이 46.8%에 불과했다. 대통령 지지율 66.0%와 19.2% 포인트 괴리를 보여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여론 내부에도 국정원 문제에 대한 입장만큼은 동의할 수 없다는 인식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해석은 각각=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은 야당이 정치적 공세로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대통령의 대북·외교 성과로 일시적으로 ‘오버페이스’였던 지지율이 조정 구간에 들어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취임 6개월 전후로 나타났던 60% 안팎의 지지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여전히 탄탄한 지지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야권에서는 채 총장 사태로 공직기강 및 여권 내부 관리가 안 되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났고, 3자 회담에서 보인 불통(不通) 이미지로 대통령에 실망한 여론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에게서 이탈하는 여론을 장외투쟁의 동력으로 흡수할 태세다. 여야가 대통령 지지율에 서로 다른 해석을 보이면서 대치 상황도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