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구세군 박만희 사령관과 김금녀 총재가 남긴 말

입력 2013-09-22 16:55 수정 2013-09-22 17:19


38년 3개월. 구세군 제23대 사령관 박만희, 여성사업총재 김금녀 두 사관이 짧지 않은 사역을 마치고 22일 은퇴했다.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열린 은퇴예배에서 박 사령관은 “내가 드리고 싶은 말은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는 세마디 뿐”이라며 “부족한 나를 참아준 모든 동료와 시어머니를 모시며 함께 목회한 아내에게 미안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임마누엘’이다. 축하를 할 때도, 위로를 할 때도 늘 “임마누엘”을 외친다. 박 사령관은 이날도 “38년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주신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말했다.

부인 김금녀 사관은 “초등학교 때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구세군교회에 다니기 시작해 사관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 알지도 못하면서 자원했다”며 “멋진 군복을 입고 일하다 무사히 은퇴사관의 대열에 들어서게 된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두 부부 사관은 1975년 구세군 사관학교 49기로 임관해 경북 영양, 경기도 안성, 서울 영등포 등에서 목회를 했다. 2010년부터는 한국 구세군의 총지휘자로 섬기며 많은 영문(교회)과 다문화센터, 복지관을 세우고 캄보디아에 구세군교회를 개척했다.

은퇴예배에서는 축하의 말도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CBS이사회에서 교류한 전병금 목사(강남교회)는 “박 사령관이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면서 “겸손하면서도 현명한 박 사령관과 같은 분과 함께 한 것은 구세군과 한국교회에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박 사령관을 청주영문에서 처음 구세군으로 인도한 박달용 부정령은 “척박한 상황이었던 교회를 청년 박만희와 함께 일궜다”며 “구세군을 심히 사랑하고 헌신해온 일꾼”이라고 그를 칭송했다.

박만희 김금녀 두 사관의 세 자녀 중 2명이 부모를 따라 사관의 길을 걷고 있다. 1979년 부모가 처음 경북 영양에서 목회를 시작했을 때 등에 업혀 여관생활을 했던 자녀였다. 세 자녀와 며느리는 이날 은퇴예배에서 찬양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부모님이 자랑스럽습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