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주목하는 법을 배우면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다.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을 볼 것이고 충만한 삶을 살 것이다. 성급하지 않고, 진중하고 뿌리 깊은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될 것이다. 죽기 전에 이 땅에서 삶다운 삶을 살 것이다.”
복음 전도자 레이튼 포드의 말이다. 그는 이런 삶을 살려면 잠깐의 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추석 연휴가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그 ‘짧은 멈춤’이 될 수 있다. 이때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는 책 한 권이 옆에 있다면 어떨까. 그분을 향한 온전한 주목이 가능하리라. 최근 나온 책들 중에서 깊은 영성의 세계로 안내하는 신간 6권을 소개한다.
35명 영성가들의 ‘현대인에 당부’
영성가와 함께 느리게 살기/김대식 지음/토기장이
이 책의 부제는 ‘삶으로 이어지는 영성을 추구하며’이다. 35명의 영성가들의 고백을 통해 발을 동동 구르며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당부한다. “멈추라, 묵상하라, 변화하라.” 그리하면 세밀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거다. ‘영성’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그리스도의 삶에 매료되어 그분의 삶을 좇아 하나님 품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신앙의 대선배인 영성가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감각을 통해 순수한 신앙의 본질을 깨우쳤고 그 깨우침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영성은 예수님에 대한 연모에서 싹트는 것이다.
일상의 영성가 헨리 나우웬은 예수회의 사제로서 하버드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캐나다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공동체에서 발달장애인을 돌보며 살았다. 그는 말한다. “영성생활은 예수님의 정신생활 안에서의 생활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일을 하든 언제나 여러분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예수님의 목소리에 끊임없이 귀 기울이십시오. 예수님은 여러분 마음 안에서 여러분에게 말씀하십니다.” 이 책은 하나님과 사랑에 빠지는 길을 가르쳐준다.
우리 안의 죄를 제거할 방법은?
예수님과 멀어지게 된 45가지 이유/바실레아 슐링크 지음, 이용복 옮김/규장
여성독신수도회인 ‘기독교마리아자매회’의 공동 창설자인 저자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저에게 특정한 죄들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스도인들이라면 이 질문에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은 죄에 대항하는 영적 싸움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우리 안에는 많은 죄성이 존재한다. 거짓말, 고집, 권력을 사랑함, 교만, 다툼과 불화, 분노, 비웃음, 짜증…. 오랜 기간 믿음의 공동체 사역에 집중해온 저자는 ‘예수님과 멀어지게 된 45가지 이유’를 말씀에 근거해 강력하게 경고한다.
하나님의 질서를 무시하는 마음인 짜증과 신경질에 대해 저자는 단호하게 밝힌다. “짜증이나 신경질은 우리의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피곤이나 날카로운 신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심신이 지쳤다는 이유로 짜증을 합리화하거나 자기연민에 빠지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짜증을 냈다면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회개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의 혀를 통해 마음 밖으로 나와서 평안을 깨뜨리는 악한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잠깐 숨을 고르면서 영적 상태를 진단해보는 건 어떨까.
신앙의 여정, 단계 별로 사색 안내
영혼의 계절들/브루스 데머레스트 지음,윤종석 옮김/IVP
이 책은 신앙의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 안내서다. 실제로 책은 그렇게 구성돼 있다. 예수님을 처음 믿는 단계 ‘방향이 정해지다’, 고통과 고난의 시간을 겪는 ‘방향이 어긋나다’, 신앙이 더욱 깊어지는 단계 ‘방향이 회복되다’로 3단계 신앙의 여정을 보여준다. 각 단계에 따라 자신의 인격,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떤 양상으로 달라지는지, 어떤 유혹이 있는지, 여정 속에서 믿음의 선배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등 다양한 사색과 마주한다.
“고생과 고난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알게 되고 자신이 부족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한계상황에 몰려보기 전에는 자신이 한낱 흙으로 지어진 존재임을 모를 때가 많다. 역경은 성품을 키워주고 겸손, 인내, 용기, 신뢰 같은 자질을 길러준다. 믿음에 시험이 닥칠 때, 우리는 사나운 풍랑을 참고 견디면서 그것을 계기로 영적 성품을 기르게 된다. 바울은 성품을 길러주는 고난의 가치를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 5:3∼4)라고 증언했다.”(64쪽) 예수께로 향하는 여정 속에서 꼭 필요한 것은 용기와 희망이다.
하나님 선물 ‘은혜’ 제대로 누리려면…
넘치는 은혜/조셉 프린스 지음, 정성묵 옮김/두란노
그리스도인들에게 은혜는 익숙한 단어다. 정확히 말하면 식상할 수도 있다. “목사님, 오늘 설교에서 은혜 많이 받았어요.” “모두 주님의 은혜랍니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마구 쏟아지는 은혜. 그런데 정작 이들은 모두 은혜를 받은 걸까.
이 책은 성도들의 실제 삶에서 싸구려 취급 당하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지적한다. 그 누구도 값을 치를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이라 선물로 주신 은혜를 성도들은 제대로 누리지 못하며 살고 있다. 여전히 내 힘으로, 내 노력, 내 방법, 내 경험대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은혜는 바닥나고 인생은 방황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단호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주님이다.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면 그의 은혜를 인하여 무슨 일에서든 성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 노예로 팔려간 요셉을 형통한 사람으로 바꿔주신 하나님이 당신을 위해서도 똑같은 역사를 펼쳐주실 것이다. 예수님이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믿을 때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진짜 형통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책의 부제 역시 ‘날마다 은혜의 폭포수를 맞으라’이다.
위대한 사도 바울과 함께 한 설교
사도행전 속으로/이재철 지음/홍성사
이 책은 100주년기념교회를 담임하는 저자의 사도행전 설교집 제8권이다. 2010년 7월 25일부터 11월 28일까지 사도행전 14장을 본문으로 1차 전도여행을 떠난 바울과 바나바가 모진 박해 속에서도 여행을 마치기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장에서 바울이 겪는 고난의 깊이는 죽음의 지경까지 내려간다. 그럼에도 바울은 쉽고 편한 길이 아닌 위험하고 무모해 보이는 길을 택한다. 저자는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고 바울의 고백을 들려준다.
“하나님께서는 바울의 영혼에 영원한 의의 면류관, 영원한 생명의 왕관을 씌워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가 주님을 위해 쓴 모든 글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썩음을 당하지 않고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경에 편입되었습니다. 2000년 전 바울은 가장 미련한 길을 걷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좇았던 하나님에 의해 그는 가장 위대한 사도로 영원 속에 영원히 살아 있습니다.”(131쪽) 이 책은 이 시대 참된 교회 되기, 하나님의 의로운 자녀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한다.
명설교가의 27가지 기도 조언
스펄전의 기도 레슨/찰스 스펄전 지음, 유재덕 옮김/샘솟는기쁨
“혼란스러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말초적 자극이나 헛된 기대를 품지 않게 하는 진정한 기도의 안내자가 필요하다.” 옮긴이는 이렇게 서문에서 밝힌다. 스펄전이야말로 기도의 능력을 의심치 않던 진정한 기도의 사람이었다. 이 책은 27가지 기도에 관한 스펄전의 경험과 조언들을 담고 있다. 스펄전은 야베스, 다윗, 솔로몬, 욥 등 성경 속 인물과 말씀을 중심으로 기도를 가르친다. 기도에 대해 막연하거나 근거 없는 주장을 늘어놓지 않고 직접화법으로 기도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세밀하게 안내한다.
“하나님의 임재를 갈망하는 욥의 목적은 기도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기도하기를 바랐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분 앞에서 호소하고 싶었다. 불편부당하고 누구보다 지혜로운 재판관 앞에서 자신의 사례를 진술하려고 했다. 친구들이 부당하게 판단하는 지상의 법정에서 왕의 대법정, 하늘의 최고 법정으로의 전환을 호소했다.”(115쪽) 처지를 호소하고 변론할 말을 입에 채우면서 욥처럼 기도할 때 발견할 수 있는 건 하나님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잠시만요∼ 고향 오가며 영성채울 책 한권 고를게요!” 긴 추석연휴 볼만한 기독서적 6선
입력 2013-09-17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