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분유사 中병원에 뇌물

입력 2013-09-17 15:54

“신생아가 세상에서 처음 맛보는 분유는 우리 제품으로.”

중국 내 외국 분유 회사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자사 제품을 신생아에게 공급하는 분유로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불법적인 영업활동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엄마들이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신생아 분유를 놓고 신경과민 증상을 보이는 상황을 이용한 상술이다. 중국에서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는 2000만명으로 이 가운데 70%는 분유를 섭취한다.

중국 국영 CCTV는 톈진(天津)시내 다수 산부인과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지난 1년 동안 프랑스 분유 회사 듀멕스(Dumex)로부터 한 명당 매달 현금 300∼1000위안(5만3000∼17만7000원)을 받아왔다고 16일 폭로했다. 이들에게 제공된 뇌물 규모는 월 30만 위안(5321만원)에 달했다.

식품기업 다농의 자회사인 듀멕스는 의사들에게 학술활동, 강의료, 교통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정기적으로 후원했다. 간호사들의 경우 분유 1통을 소비하는 대가로 50위안(약 9000원)의 커미션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듀멕스의 전직 간부가 CCTV에 관련 자료를 넘김에 따라 확인됐다. CCTV는 듀멕스가 의사와 간호사에게 돈을 건넨 명세표를 방송에 내보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관행은 듀멕스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며 “다른 분유회사들도 비슷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