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담대하게 어느 목회자의 35년 목회여정… ‘위대한 모험’
입력 2013-09-17 15:16
위대한 모험/이천휘 목사 지음/나침반
‘성공적 목회’란 용어는 정의를 내리기 힘들다. 성공의 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가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교회 크기나 성도 수로 목회 성공의 척도를 정하지만 성도 수가 적고 초라한 교회라도 그곳에 은혜가 넘치고 영성이 뜨겁다면 이 역시 성공한 목회임에 틀림없다. 한 교회를 개척하고 35년간 목회를 무탈하게 해왔고, 이제 북방선교 전문 교회로 활발한 사역을 펼치는 목회자가 있다면 여기에도 ‘성공목회’란 타이틀을 붙여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인천 부평제일교회 이천휘(61) 목사가 자신의 목회 35년 여정을 생생하게 담은 회고록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이 모험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계속 모험에 도전해야 하는데 목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저는 목회 중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우리가 밟은 모든 곳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셨다’(수 1:3)는 말씀에 의지했고 문제들을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학력도 부족하고 내세울 것이 없었지만 목사가 되고, 더구나 이렇게 장기 목회를 이어간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는 그는 남들보다 다른 것을 꼭 짚어내라고 한다면 그것은 ‘열정’이라고 술회했다.
35년 전 아무것도 없던 맨 땅에 교회를 세우고 세계 선교에 나서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부르짖었던 한 전도사의 기도는 그대로 응답됐다. 1000여명의 성도로 성장한 부평제일교회는 찬양선교단을 통해 중국 순회집회를 인도하는가 하면 세계 여러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북한 선교의 비전을 품고 기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성실·창조·선교·순종을 주제로 전체 5부로 쓰인 이 책에는 여느 회고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랑’이 별로 없다. 오히려 실패하고 낙담하고 고통받으며 이겨낸 생생한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담아냈다. 이 목사를 통로로 해서 이뤄진 35년 목회 노하우는 물론 중국 삼자교회를 통해 이룩한 중국 선교 이야기가 읽는 이들에게 도전을 준다.
부친의 강요로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사명을 느끼지 못하고 좌충우돌했던 이 목사는 1974년 엑스폴로대성회에 군종사병의 신분으로 참석했다가 비로소 회심을 경험한다.
예전과 달리 새로운 마음으로 신학을 마치고 두 번의 목회 경험을 거쳐 교회를 설립, 일선 목회를 해온 상세한 이야기들이 실감 있게 다가온다. 특히 교회 건축을 시작하고 자금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연에 이르면 ‘정말 목회가 힘들구나’란 혼잣말이 절로 나온다.
믿음으로 땅을 사고 교회를 짓기 시작한 사연, 큰아이를 순산해 장모님이 오셨는데 쌀이 떨어졌던 이야기, 어려움 중에서도 패물을 팔아 성도를 도운 이야기, 산 기도를 통해 성령 세례를 받고 목회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이야기 등은 많은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간접 목회 내용이다.
“성도에게 강조하는 제 설교의 초점은 복의 근원이 되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영적 은혜와 풍요, 장수를 누리는 성도가 되자는 것이지요. 이 세 가지를 누리도록 목회자가 열심히 도와야 하는 것이 목회입니다.”
책에는 부평제일교회가 선교교회로 입지를 다지기까지의 과정도 세세하게 담겨 있다. 특히 외국인의 선교를 불허하는 중국 기독교계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사역을 펼치는 과정은 선교적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다.
‘위대한 모험’은 제목처럼 한 목사의 35년 목회 모험과 열정을 함축하고 스스로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 나름대로 성공한 책이다. 교회를 개척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는 목회자들, 풀리지 않는 목회에 답답해하고 있는 목회자에게 꼭 권하고 싶다.
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