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앞에 선 美 연준… 세가지 고민되네

입력 2013-09-17 15:17


금리 상승

시리아 사태

정치권 부채한도 증액 논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3대 불확실성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전했다. 금리 상승, 시리아를 비롯해 불안정한 해외 상황, 정치권 예산 전쟁이 연준을 시름하게 만드는 변수다.

금리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뒤 상승했다. 지난 5월 2% 미만이었던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3%대까지 뛰었다. 현재까지 금리 상승은 회복 중인 주택시장에 일시적 충격을 줬을 뿐 다른 영역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동차 판매는 크게 늘었고 대기업은 이미 저금리로 덕을 본 상태다. 하지만 금리가 급등하면 중소기업은 자금조달비용 상승으로 투자를 재고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금리 상승보다 외부 요인에 더 의존한다는 점은 연준을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군사 공격 방침을 밝혔을 때 국제 유가는 상승했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외교적 해법에 합의하면서 군사 공격은 보류됐지만 시리아가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리아 관련 불안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3년 연속 치르고 있는 예산 전쟁도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2011년에는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증액 논쟁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도 했다. 미국은 다음달 중순 상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채무 불이행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패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톡튼은 채무 한도가 증액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과정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연준이 현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채권 매입이 더는 이전만큼 효과가 없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시중에 풀린 돈 때문에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 거품 우려도 높다.

출구 전략을 더 늦출 수 없는 시점이라는 견해도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연준이 지금까지 푼 돈은 3조6600억 달러로 5년 새 4배 증가했다.

또 의장 교체를 앞둔 연준이 후임 인선을 고려해서라도 연말까지 출구 전략을 미룰 여유가 없다고 AP는 지적했다. 출구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