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3자회담 이후] “朴의 본심 알았다”… 전면 장외투쟁 불사

입력 2013-09-17 14:29 수정 2013-09-17 19:59

민주당은 3자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이튿날인 17일 청와대를 맹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전면적 장외투쟁론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여론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김한길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 와서 야당 대표와 만나준 것을 커다란 추석선물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면서 “포장지는 근사했는데 선물상자 안에 국민에게 주는 선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오후 서울역에서 가진 대국민 홍보전에서도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지만 국회를 완전히 팽개치고 민생을 외면했던 것은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전개했던 장외투쟁”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원내외 병행투쟁을 벌일 뿐 한번도 국회를 떠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지금의 지지율에 도취해 오만과 독선을 고집하지만 지지율은 물거품처럼 꺼져버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완벽한 노숙자로 만든 데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분노하고 경고한다”며 “더 결기 있고 강하게 투쟁하겠다”고 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절벽 앞에 선 느낌이었다. 전면적 장외투쟁을 바라는 국민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장외투쟁의 무기한 연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대통령의 본심을 알게 됐다”며 단단히 벼르는 목소리가 많다. 따라서 추석연휴가 끝나도 정기국회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는 국정감사 보이콧 등 강경한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박 대통령이 ‘국민저항’ 운운하며 다시 야당을 공격했다”며 “추석연휴 동안 의원들이 민심을 듣고 투쟁 방향을 정하자는 것이지 결단을 망설이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3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기국회가 장기간 공전되고 있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전날 3자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시나리오가 있다고 말한 박 의원의 6월 발언이 대화록 공개의 발단이 됐다”고 언급한 데 대해 공개서한을 보내 “남재준 국정원장의 대화록 무단 공개를 어째서 저와 연결시키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야당 정치인에게 모든 걸 덮어씌우려는 게 바로 공작정치”라고 주장했다.

임성수 정건희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