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한가위 옷차림, 격식 갖추고 활동성도 챙기면 ‘센스 만점’
입력 2013-09-17 13:48
“이걸 입을까? 저게 더 나을까?” 추석을 앞둔 요즘 조은정(33)씨는 추석연휴에 시댁에 갈 때 어떤 스타일로 입을지 궁리가 많다. 결혼 5년차지만 새삼 명절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것은 지난 7월부터 패션 브랜드의 스타일 서포터즈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스타일 서포터즈 7기로 활동 중입니다. 화보도 한번 찍었어요.”
아나운서를 꿈 꿨던 그는 결혼한 뒤 전업주부로 살림에 전념하면서도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서포터즈 활동을 해왔다. 이번에 30대 주부들에게 인기 높은 패션 브랜드의 스타일 서포터즈를 하게 된 그는 옷차림에 부쩍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브랜드 모델은 아니지만 스타일 서포터즈인 만큼 옷을 멋스럽게 입어야 할 것 같아서다. 그는 고민 끝에 그가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받기로 했다.
크로커다일레이디 디자인실 김미정 실장은 올 가을 유행색상이 반영된 정장 차림을 권했다. 김 실장은 “올가을에는 버건디(포도주색)와 네이비(감색)가 유행색으로 뜨고 있다”면서 감색재킷과 H라인 스커트에 포도주색 블라우스를 받쳐 입으면 세련되면서도 격식을 갖춘 차림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김 실장은 “날씬한 주부들도 뱃살 때문에 H라인 스커트를 피하는데, A라인 블라우스를 겉으로 꺼내 입으면 체형의 결점을 가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 실장은 뱃살이 좀 많이 나와 고민이라면 신축성 있는 저지 셔츠 위에 A라인의 시폰 블라우스가 덧붙은(레이어드) 디자인을 골라보라고 했다.
조씨는 “스커트 정장이 멋스럽기는 하지만 아이가 있어 불편하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자 김 실장은 편하면서도 격식은 갖춘 바지 차림을 다시 추천했다. 김 실장은 “어른들은 칙칙한 색상보다는 밝은 색상을 좋아하시기 마련”이라면서 카디건을 활용한 두 가지 스타일을 제시했다. 밝은 버건디색 카디건과 붉은 기가 도는 베이지색 바지에 트위드 체크무늬 블라우스로 포인트를 줘 보라고 했다. 다른 한 가지는 가을 느낌이 물씬한 겨자색 트윈 니트에 잔무늬가 들어 있는 감색바지를 받쳐 입는 스타일이었다. 김 실장은 “반팔과 긴팔 세트로 구성된 트윈 니트는 간절기 최고 인기 디자인”이라면서 긴소매 카디건만 벗으면 바로 일할 수 있는 실용적인 차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씨와 화보촬영을 같이 했던 박성남 실장은 다른 스타일을 추천 했다. 박 실장은 “음식을 도맡아 해야 하는 며느리들의 추석빔은 노동복이어야 한다”면서 활동하기 좋고 세탁하기 편한 옷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바지는 신축성과 복원력이 우수해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 전을 붙일 때도 편하고, 나중에 무릎이나 엉덩이가 튀어나오지 않는 사방 스펀 저지 소재로 고르라고 했다. 상의도 음식을 하다 튀어도 표시가 잘 나지 않는 짙은 색 면 티셔츠가 제격이라는 것.
박 실장은 “올 가을 튀는 패턴의 바지가 유행이므로 스펀 저지 소재의 화려한 패턴 바지를 마련한다면 추석 때는 물론 가을 내내 멋스럽게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티셔츠 위에는 엉덩이선까지 내려오는 베스트를 곁들이면 체형도 가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당히 갖춰 입은 느낌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장을 제안했던 김 실장은 “일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과 함께 앞치마를 꼭 마련해가라”고 귀띔했다. 앞치마를 준비해가면 ‘일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서 좋고, 옷에 기름 등이 튀어 망가질 염려가 없어 더욱 좋다. 김 실장은 “옷이 화려한 색상이라면 검정, 베이지 등 단색으로, 옷이 중간 톤의 단색이라면 패턴이 들어간 화사한 앞치마를 준비하면 옷차림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