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젠 이란핵”… 오바마·로하니 대통령, 내주 유엔서 회동 가능성
입력 2013-09-16 18:25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서 이란 핵문제 해결 노력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최근 서신을 교환하면서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얼굴을 맞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정상의 만남이 성사되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모함마드 레자 팔레비 이란 국왕이 1979년에 만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정상회담이 된다. 앞서 영국 외무부는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외교관계 복원을 위해 유엔 총회에서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가디언은 중도온건 노선을 표방하며 실용 내각을 구성한 로하니 대통령의 집권 이후 최근 일련의 움직임은 11년 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이란 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전문가인 트리타 파르시는 “미국과 이란 정상의 만남은 정식 회담이라기보다는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는 식으로 조율된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란이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했던 만큼 로하니 대통령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전쟁을 피해 왔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취임 후 6개월 동안 자신이 전임 대통령들의 강경노선과는 상당히 다른 입장과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필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로하니 대통령과 최근 서신을 교환하고 핵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어떤 형태로든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외교를 선호한다는 것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