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2007년 보고서, 온난화 예측 과장됐다”
입력 2013-09-16 18:23
기후변화와 관련해 ‘바이블’로 여겨지던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2007년 보고서가 지구온난화와 탄소 배출의 영향에 대한 잘못된 예측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IPCC의 최신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1951년 이후 10년마다 지구 기온이 0.12도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0.13도 상승으로 예상한 2007년 보고서가 지구온난화 속도를 과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2007년 보고서는 지난 6년 동안 기후과학자들의 ‘절대적인 진리’로 여겨지며 연료세와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돼 왔다고 전했다. 국제적인 지구온난화 대응을 선도해 온 공로로 IPCC는 2007년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2007년 보고서는 발간 이후 일부 오류가 발견돼 비판을 받았지만 IPCC는 전체적인 결론을 왜곡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최신 보고서는 예측 컴퓨터가 기후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아 기온 상승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의 역할을 과장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왜 IPCC가 지구온난화의 ‘중간 휴지기’를 설명하지 못했느냐는 문제였다. 1997년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승을 나타내지 못했다. 최신 보고서는 이에 대해 자신들의 컴퓨터 모델로는 예측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최신 보고서는 이밖에 산업화 이전 950∼1250년 지구 일부가 수십년간 20세기만큼 ‘더웠다’는 점도 새로 발견했다.
2007년 보고서는 북극의 빙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신 보고서는 올해 북극 빙하가 사상 최대로 늘어났는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은 북극의 빙하가 1년 사이 약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최신 보고서는 “관측상 북극 빙하의 소규모 증가에 대한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뢰성이 낮다”고만 서술했다.
2007년 보고서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신 보고서에는 올해 미국에서 강력한 허리케인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설명이 없다.
최종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옥스퍼드대 기후연구센터의 마일즈 앨런 교수는 “IPCC를 기후변화에 대한 바이블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류가 전혀 없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고, 그게 바로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이라면서 “IPCC를 비난하는 사람들이나 신봉하는 환경론자들 모두 과학의 작동 방식에 대해 심각하게 혼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PCC는 일부 오류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가 주로 인간의 잘못 때문이라는 점에 대해 95% 이상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종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다음 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와 정부 대표들이 참석해 마지막 토론을 벌일 계획이다. 최종 보고서는 이달 말 발간된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