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파문] ‘대검 감찰 내용’은 극비… 내부서 朴에 제보 가능성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채동욱 검찰총장의 ‘교감설’이 주목받고 있다.

박 의원은 16일 야당 단독으로 소집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채 총장에 대한 사찰설을 폭로했다. 특히 ‘대검찰청이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와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접촉 사실을 감찰하고 있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대검의 감찰 내용은 외부에 알려지기 힘든 극비사항이다. 게다가 박 의원이 폭로한 이날 오전까지는 본격적인 감찰이 아닌 진상파악 차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내에서 감찰 내용은 극도의 보안이 유지된다. 감찰 대상자조차 감찰 사실을 모를 때가 많다. 박 의원이 검찰의 내밀한 정보를 국회에서 폭로한 것은 검찰 내부에서 제공한 정보가 아니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채 총장은 박 의원이 국회에서 사찰 의혹을 폭로한 직후 대검 김윤상 감찰1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채 총장과 가까운 검찰 내 인사나 사정당국 인사가 박 의원에게 김 부장검사에 대한 내용을 제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그러나 자리에서 물러난 채 총장이나 그의 측근들이 야당과 교감하면서 검찰 내부 정보를 흘렸다고 보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반론도 강하다. 대검 관계자는 “채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야당과 가깝다’는 주변의 시선을 불편해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난 마당에 굳이 그런 일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채 총장의 관계는 지난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박 의원은 채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채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인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도덕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인사청문회 같지 않고 칭찬회 같다”고 호감을 표시한 바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더라”고 칭찬해 채 총장에게 ‘파도미남’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현 정부 핵심들도 채 총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민주당과 모종의 라인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불편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