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서울∼ 가을야구 꽃핀다

입력 2013-09-17 05:12


올 시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서울 연고팀들의 잔치로 열릴 전망이다.

잠실벌의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 그리고 목동에 둥지를 튼 넥센이 나란히 1위, 3위, 4위에 자리잡으면서 ‘서울의 가을’이 눈앞에 다가왔다. 두산과 넥센이 지난 주말 각각 ‘추격자’ 롯데와 SK를 따돌림으로써 4강 판도가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승차가 6게임으로 벌어졌고 6위 롯데는 반 경기 더 뒤져 있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남은 15∼16경기에서 이를 뒤집기는 어려워졌다. 이대로 4강이 확정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서울 연고 세 팀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된다.

2008년 넥센이 등장하기 전까지도 서울은 두 팀이 연고지를 나눠 썼다. 하지만 LG와 두산(OB 포함)이 함께 포스트시즌에 나선 것은 1993년과 95년, 98년, 2000년 등 네 차례뿐이다. 93년과 98년에는 준플레이오프(PO)에서 두 팀이 맞붙어 모두 LG가 승리했고, 95년에는 LG가 PO에서 롯데에 지는 바람에 정규리그 1위 두산과의 맞대결은 벌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동반 진출한 2000년에는 정규시즌이 양대리그로 열려 두산이 드림리그 2위, LG가 매직리그 1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 첫 판에 맞붙어 두산이 승리했다. 이후 두 팀의 처지가 엇갈리면서 서울 시리즈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가 급격히 바뀌면서 넥센까지 포함해 ‘서울의 가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관심은 한 치라도 높은 자리에서 가을을 맞으려는 세 팀의 순위 다툼으로 모아졌다. 1위는 한국시리즈, 2위는 PO에 직행하지만 3·4위는 준PO부터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15일까지 선두 LG와 4위 넥센의 승차는 겨우 3.5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가위 연휴가 낀 이번 주부터는 우천 취소된 경기 등을 소화하느라 일정이 복잡하다. 이동도 잦고 상대팀도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기다. 넥센의 경우 이번 주 창원-부산-광주-서울을 이동하면서 네 팀을 상대해야 한다. 그리고 두산은 17일부터 삼성-한화-삼성-LG-KIA(2연전)-롯데와 차례로 힘을 겨뤄야 한다. 이에 비해 LG는 이동이 적은 편이지만 가을에 특히 강한 SK와 17일부터 3연전이 있다. 서울 연고 세 팀들의 막판 스퍼트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넥센은 16일 창원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경기는 오재영의 호투와 이성열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3대 1로 승리, 이날 경기가 없던 두산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또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타선이 폭발하며 KIA를 9대 6으로 꺾고 KIA전 4연승을 질주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