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펌프’ 후천성 당뇨도 잡는다

입력 2013-09-16 17:55


‘인슐린 펌프’가 손상된 췌장 베타(β)세포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회복시켜 선천성 당뇨뿐만 아니라 제2형(후천성) 당뇨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수봉 교수팀은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521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펌프 치료를 한 다음 당화혈색소 수치와 췌장기능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30개월간 추적·관찰한 결과 치료 전 8.7%이던 당화혈색소 수치가 6개월 후 당뇨 전 단계인 6.3%로 떨어져 2년 이상 계속 유지한 환자가 평균 86.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반면 그동안 지속적인 인슐린 펌프 치료에도 불구하고 혈당조절에 실패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정상 수준(6.5% 이하)으로 떨어지지 않고 8% 이상을 계속 기록한 환자는 12.7∼14.8%에 그쳤다.

연구결과는 당뇨 및 대사성 질환 전문 국제 학술지 ‘다이어비츠/메타볼리즘 리서치 앤드 리뷰스(DMRR)’ 최신호에 게재됐다.

인슐린 펌프란 인슐린을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자동 주입되게 설계한 의료기기(사진)다. 보통 췌장의 베타세포가 완전히 손상돼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도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중증 당뇨 환자들에게 사용돼 왔다.

또 당화혈색소는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적혈구 안에 있는 혈색소(헤모글로빈)와 결합하는 비율(%)을 가리키는데 5.7∼6.4%를 당뇨 전 단계, 6.5%가 넘으면 당뇨로 진단된다. 식사 등 외부 요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근 2∼3개월 동안 혈당이 잘 조절돼 왔는지 알아볼 때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당뇨 환자들은 대부분(69.9%) 당화혈색소 수치가 치료 전 평균 8.0% 이상에 이를 정도로 혈당조절이 몹시 불량한 상태였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