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교회 함께 가자”… 농산물 직거래 확산
입력 2013-09-16 17:41
도시교회와 농촌교회 간 농산물 직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도·농교회 간 직거래는 농촌 미자립교회의 자립을 돕고 농촌선교를 지원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경기연회 농촌선교위원회는 최근 농촌교회인 경기도 화성 원천교회(곽일석 목사)와 도시교회인 경기도 안양 평촌교회(홍성국 목사) 간 ‘선교 협약식’을 체결했다. 두 교회는 앞으로 7년간 쌀과 김장용 배추, 고추(고춧가루) 등 화성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직거래하기로 했다.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의 판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재배하는 농작물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식은 경기남부 지역 농촌교회와 경기연회 소속 도시교회를 연결하는 ‘하베스트2020 프로젝트’의 첫 결실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도시교회 20곳과 농촌지역 미자립교회 20곳 간 선교협약을 체결해 교회가 농촌 마을공동체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도록 하는 게 목표다. 또 직거래와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농촌교회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세우고, 농촌선교 꾸러미 쿠폰 등을 도입하는 등의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 대치동 동광교회(서동용 목사)는 전북 남원 갈계교회(강기원 목사)와 5년째 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있다. 된장과 간장, 감식초, 절임배추 등의 농산물이 거래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정기적인 강단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농촌교회 혼자 힘으로 열기 어려운 찬양집회 등 다양한 문화선교 행사를 도시교회와 함께 개최하기도 한다.
서울 향린교회(조헌정 목사)는 2010년 교인들이 직접 사업비를 출자해 전북 완주 들녘교회(이세우 목사)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웠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농촌교회에 전력을 공급하고, 남은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해 왔다. 수익금으로는 교회 인근 주민들의 쌀과 감자, 마늘 등 다양한 농산물을 구입해 향린교회에 보내온다. 향린교회 의료봉사팀은 정기적으로 들녘교회를 찾아 봉사를 하고 있다.
경기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도 여러 농촌교회와 협약을 맺고 사회적 협동조합 방식의 농산물 직거래를 추진 중이다. 수익금은 장애인과 새터민 등 취약계층을 섬기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곽일석 목사는 “도농교회 간 협력은 단순히 안전한 먹거리 제공이나 농산물 판로 확보 차원이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농촌교회의 자립을 돕는 선교활동”이라며 “농촌교회가 마을 공동체를 섬길 수 있게 한다는 면에서 공교회성을 제고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