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57)] 우리가 정말 원하는 신앙은

입력 2013-09-16 16:20 수정 2013-09-16 14:31


8월에는 약학대학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무실습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3주간에 걸쳐 제약회사 전반에 걸쳐 교육하는 과정이었다. 참여한 학생들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똑똑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도 반듯하고 밝은 모습에서 한국의 미래를 보는 듯 해 기뻤다.

하지만 약대가 6년제로 바뀌면서 이들이 졸업하면 평균 연령이 30세가 넘는다고 한다. 남학생들의 경우 군대까지 마치면 나이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도 약학대학에 뜻이 있어 다시 입학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나이가 많아서 제약회사에 취직하기는 힘들겠죠?”라고 질문하는 학생을 보면서 무어라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6년제 학생들은 지식의 폭도 넓고 깊이도 깊다’고 자랑하는 교수님의 이야기는 마음에 와 닿았다.

교육 기간 중 내가 쓴 ‘종교인과 신앙인’이라는 책을 나눠주고 읽어보라고 했다. 지하철에서도 읽고, 집에서도 새벽까지 밤을 새서 다 읽었다는 학생이 많았다. 처음에는 실무 교육에 맞지 않는 종교 강요 아니냐는 우려를 했던 사람도 있었으나 끝날 때에는 모두 이 책을 통해 배운 점이 많았다고 이야기했다. 제약회사를 차리고 이 정도까지 끌고 온 기업가의 창업 정신과, 해당 기업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많은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도 이런 기업을 경영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져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수료식 날에는 교육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사하는 모습에서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을 잘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찾았다. 그리고 해당 대학교의 총장님도 직접 참석하셔서 학생들의 사기가 정말 높았다. 마지막 축하 공연 때에는 모두 하나가 되어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랑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독후감을 발표하는 시간에는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종교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 자신의 일도 바쁜데 종교 생활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 교회에 나가도 사람과 부딪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출석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였다. 소위 말하는 가나안 교인이다.

또 어떤 학생은 몇 개월 동안 교회 청년부에 출석한 경험이 있었다. CCM도 열심히 부르고 찬양에도 참여했으나 한 가지 이해하지 못할 점이 그로 하여금 교회에 회의감을 주었다고 한다. 열심히 신나게 찬양하다가 별안간 손을 흔들고 큰 소리로 기도를 드리며 울고 손뼉치고 하는 것이 이상했다는 것이다. 또 그 기도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돌변해 찬양하는 모습에서 진실성을 못 느꼈다는 것이다.

또한, 주변의 기독교인들 중에 본받을 만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리고 교회의 세습, 목회자의 부패한 모습을 보고 종교에 관심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회에는 거부감이 있을지언정 자신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 인생 속에서 종교를 갖고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선택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어렸을 때 교회에 나가다가 요즘 안 나가고 있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확실한 신앙을 갖지 못하고 교회에 출석하다가 힘든 일, 바쁜 일이 생겨 몇 주 빠지다보니 이제는 완전히 안 나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교회에 나가는 학생들 중에는 ‘믿음이 행함을 동반해야 한다’는 야고보서의 말씀에 도전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교회에서는 이 말씀을 별로 강조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기독 청년으로서 사회에 나가 올바른 삶을 살아 모범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엔 나도 감격스러웠다.

이런 지성인들에게 전도하는 방법은 몇 마디 말로는 힘들다.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우리 기독교인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할 때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추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말씀을 명심하고, 기독교인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하여 사회로부터 존경을 받을 때 그리스도인의 수는 늘어나고 말씀이 흥왕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사명은 정말 크다. 기업가로서, 선생으로서, 그리고 정치가로서 기독교인은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며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숨기지 못한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그의 이름을 위해 행동과 말과 모든 것을 조심하여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