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민족교회를 살리는 길

입력 2013-09-16 17:19


사사기 2장 6∼10절

요즘 흔히 사용되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인프라’입니다. 이것은 흔히 사회기반이나 하부구조로 번역됩니다. 인프라가 견고한가, 허술한가에 따라서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한국의 인프라는 어떨까요. 과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대한민국의 인프라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 준 단적인 예입니다. 해마다 비가 오면 겪어야 하는 물난리, 정권이 바뀌면 함께 바뀌는 입시제도, 부패한 정치문화,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도시계획이 사회의 인프라 수준을 단적으로 말해준 바 있습니다.

세상의 하부구조인 인프라가 이토록 중요하다면 한국교회의 영적인 인프라는 어떨까요.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된 지 130년이 돼 가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교회는 미국이나 구라파 교회처럼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교회 성도의 연령별 분포도는 가장 불안정한 구조인 역삼각형을 하고 있으며, 교회는 다음세대가 부실한 상태입니다.

다음세대가 살아야 민족교회가 살 수 있습니다. 주일학교의 부흥 없이 어떻게 학생회와 청년과 장년이 부흥하겠습니까. 지난 70∼80년대 한국교회의 부흥은 알고 보면 30∼40년대 일제 강점기 그 서슬 퍼런 감시와 따가운 탄압 아래서 다음세대 교육에 전념한 결과입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전쟁의 잿더미 위에서도, 60년대 보릿고개를 지나면서도 다음세대를 키웠으며 그 덕택에 90년대까지 경이적인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현재 한국교회 주일학교 수는 대폭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앞으로 30년 후 재앙과 같은 현실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 옛날 영국의 하노버교회는 조선 땅에 토마스 선교사를 파송하고 선교했지만 정작 그들의 다음세대를 세우지 못해 문을 닫았습니다. 선교사의 아버지 윌리엄 케리 기념교회는 이교도의 사원으로 바뀌어 강단이 있던 자리에 그들이 섬기는 우상들로 가득한 것이 현실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도 점차 서구교회를 답습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광야시대, 그러나 모세는 그 고통스런 광야를 지나면서 그의 후계자 여호수아를 세웠습니다. 광야 40년을 마무리하고 모세가 느보산에서 그의 생을 마감하고 그의 후계자 여호수아가 지도자로 세워졌습니다. 바로 그때가 요단강을 건너고 여리고를 무너뜨리며 이스라엘 역사 속에 가장 힘 있고 왕성했던 정복시대가 펼쳐진 것입니다. 하늘의 태양을 멈추면서까지 하나님은 정복의 역사를 도우셨습니다. 바로 그것은 모세가 든든한 그의 후계자 여호수아를 세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여호수아에 의해 가나안 정복의 역사는 마무리되고 그 땅들은 지파별로 분배됩니다. 그렇게 가나안 정복의 역사를 마무리한 여호수아는 생을 마감합니다.

여호수아에 의해 가나안 땅이 정복됐지만 그가 죽고 함께했던 장로들까지도 모두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 그들의 다음세대가 이스라엘 역사를 맡게 됐을 때 하나님을 알지 못했고 하나님이 이루신 일도 알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향후 펼쳐지는 이스라엘의 암울한 사사시대를 예고하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교회는 다음세대를 키워야 합니다. 변방에 버려지다시피 한 주일학교를 양육해 세우는 것이 민족교회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박세윤 목사 (대구열방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