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美 공격 일단 모면 美·러, 화학무기 해법 합의
입력 2013-09-15 18:16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내년 중순까지 완전히 폐기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25일간 긴박하게 굴러온 시리아 사태가 일단락됐다. 군사공격 위기에 직면했던 시리아 정부는 시간을 벌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2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자회담을 벌여 양국이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를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합의안은 시리아 정부가 1주일 내 화학무기 보유 현황을 전면 공개하고 오는 11월까지 국제 사찰단을 입국시키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화학무기 관련 시설·장비를 해체해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는 시리아가 화학무기 해체를 거부할 경우 평화 위협·파괴 및 침략 행위에 대한 군사적·비군사적 강제 조치를 명시한 유엔 헌장 제7장에 따라 조치키로 했다. 이번 합의로 미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시리아 군사공격 방안은 일단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제네바 합의안 발표 직후 성명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제거 합의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화학무기가 사용될 수 없도록 막는 중요하고 확고한 전진”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투명하고 신속하며 입증 가능한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국제사회는 아사드 정권이 공공의 약속에 부응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시리아 정부가 지난 12일 요청한 화학무기금지협약(CWC) 가입을 공식 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협약은 30일 뒤인 다음달 14일부터 발효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