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가 말하는 중고차 살때 주의할 점

입력 2013-09-15 17:07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차보다 중고차에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선뜻 중고차 매매시장을 찾아가지 못한다. ‘속기 쉽다’는 걱정 때문이다. 서울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일하는 A딜러에게 중고차를 살 때 주의할 점을 들어봤다. A딜러는 업계의 영업비밀에 속하는 내용도 있어 다른 딜러에게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며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①딜러가 챙기는 수수료를 알아내라=중고차 매매 단지에 가면 차가 수천대지만 각각의 딜러가 소유하고 있는 차는 몇 대 안된다. 그래서 “쏘나타 있어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딜러는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해당 차량을 갖고 있는 다른 딜러(차주 딜러)에게 차량이 현재 있는지와 가격 등을 물어보는 것이다.

이때 차주 딜러가 차량 가격으로 얼마를 얘기했는지 딜러는 말해주지 않는다. 딜러가 부르는 건 차량가격에 자신의 수수료를 얹은 값이다. 수수료는 천차만별이다. 손님에 따라 수수료를 더 많이 붙이기도 한다. A딜러는 “처음부터 딜러와 상의해 수수료를 정하고 매매를 시작하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차를 사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수수료로 얼마를 줄 테니 진짜 차 가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차주 딜러와 흥정도 가능하다.

②딜러가 차를 체크하는 모습을 살펴라=중고차는 새 차에 비해 체크할 부분이 많다. 차가 잘 굴러가는지 뿐만 아니라 에어컨, CD플레이어, 사이드미러, 스페어타이어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A딜러는 “딜러가 몇 군데를 체크하는지를 보면 답이 나온다”면서 “믿음이 가지 않으면 단호하게 돌아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카히스토리와 성능기록부를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카히스토리는 보험개발원이 제공하는 중고차 사고이력 정보서비스다. 카히스토리 조회 결과 전손 처리(수리를 포기하고 보험사에서 자차가액을 받는 것)된 차는 사지 말아야 한다. 성능기록부는 중고차 입고 시 정비공장에서 수리 여부와 위치를 체크해 기록한 서류다. 성능기록부에 세세한 내용까지 담겨 있지는 않다.

③명의이전비 영수증을 꼭 챙겨라=중고차 계약을 마치면 대개 명의이전을 딜러에게 맡기게 된다. 취득·등록세 납부와 공채매입(할인) 등을 딜러가 대행하는 것이다. 중고차를 산 사람은 대개 명의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먼저 지불한다.

명의이전을 마치면 딜러는 자동차등록증과 취득·등록세 및 공채 매입(할인) 영수증을 차 주인에게 전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딜러는 자동차등록증만 건넨다고 한다. 취득·등록세를 내고 남은 돈을 챙기는 것이다. A딜러는 “심한 경우는 명의이전을 하고 20만∼30만원이 남았는데도 돌려주지 않는다”면서 “차를 팔아 이익을 남겼으면 됐지 이건 남의 돈을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④수입 중고차는 허위매물이 많다=최근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인기가 커지고 있지만 국산차에 비해 허위매물이 상대적으로 많다. 국산 중고차를 살 때보다 더 꼼꼼하게 살피고,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야 한다. A딜러는 “중고 수입차라도 고객들이 여력이 있어서인지 허위매물에 잘 넘어가고 이를 악용하는 딜러도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