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글로벌 1위 향한 전초기지… 한화그룹 말레이시아 한화큐셀 공장을 가다

입력 2013-09-15 17:03 수정 2013-09-15 23:28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사이버자야에 위치한 한화큐셀 공장은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 글로벌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운 전진기지다. 한화그룹은 미래 신(新)성장 사업으로 선정한 태양광 사업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태양광 사업의 성공을 통해 미래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릐1년 만에 새롭게 태어나다=2009년 완공된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은 25만4545㎡(7만7000평) 부지에 첨단 생산 설비를 갖췄다. 포장과 품질검사 등 일부 공정을 제외하고는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 공장은 연간 900㎿의 셀(태양전지)을 생산한다. 한화큐셀 전체 셀 생산 물량의 82%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한화큐셀 독일 본사가 연구·개발(R&D)과 마케팅의 근거지라면 말레이시아 공장은 생산의 요충지다.

이 공장은 셀의 전 단계인 웨이퍼가 공정에 투입될 때부터 품질 추적관리가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불량률 0.0025%를 실현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불량률은 중국, 대만 등 경쟁국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부분이다. 수출 물량 확대로 한화큐셀은 200㎿ 규모의 생산 설비를 증설할 방침이다.

이 공장의 선전에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전폭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각종 세제 혜택과 자금 지원, 부지 무상임대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이 1년 전 독일 큐셀 소유였을 때는 상황이 이렇지 못했다. 공장 가동률은 20∼30%에 불과했고 누적 영업적자가 4420만 달러(490억원)나 돼 파산관리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2008년 태양광 셀 생산능력 세계 1위였던 큐셀은 태양광 시장의 공급 과잉과 유럽발 경제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한화그룹이 큐셀을 인수하면서 탈바꿈했다. 한화는 큐셀의 뛰어난 기술력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큐셀을 인수한 한화는 세계 3위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했다.

릐세계 최고의 태양광 회사를 향한 도전=김희철 한화큐셀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 시장 선점과 일본·미국·유럽 등지로의 수출 확대 등을 통해 내년에는 흑자를 이뤄낼 것”이라며 “태양광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를 반드시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승연 회장의 부재에 따른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태양광 사업을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하고 강력하게 추진한 게 (김승연) 회장님인데 솔직히 회장님이 부재한 것 때문에 상당히 많은 아쉬움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시장인 태국, 터키, 칠레 등에서 사업을 추진 중인데 정책 결정자들을 만나 지원을 받아내는 일이 제 수준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공격적인 투자는 거의 중단돼 있다”고 설명했다.

태양광 시장은 지금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우려 확산,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 문제 등으로 수요는 증가하고 각국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유럽의 일부 지역처럼 일반 가정에까지 태양광 설비가 도입될 경우 태양광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래 시장을 선점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한화의 꿈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사이버자야=하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