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당신은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입력 2013-09-15 17:21


창세기 1장 28절, 로마서 1장 20절

일본 대지진과 해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이웃 나라인 한국과 세계 모든 나라에 경각심을 주었습니다. 나아가 원전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세계 곳곳의 기상 이변은 지구 재앙이 이미 시작됐음을 암시합니다. 게다가 생물 종의 대멸종, 식량의 급격한 감소는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교회 또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위기입니다. 결국 인류는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기독교의 근본은 예수입니다. 예수의 가르침과 삶과 죽으심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사회가 하나님의 나라이며, 그것이 예수의 꿈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생명이 제 숨을 평화로이 쉬며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위해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늘과 땅,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걸작입니다(창 1장). 하나님은 만물 안에 거하기를 원하십니다(신 26:15).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은 온 생명이 살게끔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집입니다. 하나님의 집에 사는 모든 생명은 존엄하며 소중합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셨습니다. 창조는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이 육화되는 사건입니다. 어미가 자식을 낳듯 하나님이 모든 피조물을 지으셨습니다. 그러니 모든 피조물은 서로 형제자매인 셈입니다. 가톨릭 수녀였던 힐데가르트 폰 빙엔(1098∼1179)은 “하나님은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매일 매순간 자연으로 찾아오신다”고 말했습니다.

환경을 보전하고 돌보는 일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기신 최초의 사명입니다. 자연은 진리를 가르치는 친구입니다. 중세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자연은 성서 이전의 성서”라고 고백했습니다. 생태신학자 도드는 “예수께서 자연계의 비유를 많이 말씀하신 것은 자연계의 질서와 영적인 질서 사이엔 내적인 친밀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본질적으로 자연의 과정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는 두 가지 길을 우리에게 제시하십니다. 하나는 좁은 길입니다. 협착하고 위험하여 찾는 이가 적습니다. 하지만 그 길의 종착역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다른 한 길은 넓은 길입니다. 그래서 찾는 이도 많고 편리한 길입니다. 하지만 그 길의 끝은 멸망입니다. 풍요와 편리를 따라 살아온 인류는 지금 지구 재앙이란 거대한 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이를 넘어 설 수 있는 길은 역시 자연에 있습니다. 절제의 삶, 좁은 길은 단순하고 소박한 삶에 있습니다. 그 삶이 지구를 구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이 기록된 계시라면 예수 사건은 특별한 계시 사건입니다. 또한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신성과 능력을 담고 있는 자연 계시입니다.

에크하르트는 “만물이 제 모습에서 하나님을 나타내 보일 때 하나님은 비로소 하나님이 되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계시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계시 사건입니다. 우리 속에서 하나님을 드러내 보일 때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영광을 얻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계시 사건임을 잊지 마시고 그 길을 걸어가십시다.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랑으로 하고, 모든 만물을 대함에 있어 하나님 대하듯 하고, 착한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며 사십시오. 이것이 하나님께 드릴 우리의 예배입니다. 자, 이 거룩한 행보를 시작하십시다.

양재성 목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