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김경동 사장 전격 사의… 금융공기업 수장 교체 급물살 탔나

입력 2013-09-13 18:30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임기를 1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사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임명된 증권 유관기관장 중 유일한 현역이었다.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교체가 급물살을 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예탁원은 13일 “김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지난달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사퇴할 뜻이 없고 임기를 채우겠다”고 공언했던 것을 감안하면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예탁원은 금융위가 사표를 수리하는 대로 조속히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장 후보를 모집할 방침이다.

김 사장마저 사표를 제출하면서 지난 정권 때 임명됐던 증권 유관기관장들은 모두 일선을 떠나게 됐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공기업 수장이 일제히 바뀌는 분위기에 김 사장도 부담을 느꼈다고 보고 있다.

예탁원의 한 임원은 “임기 완주 의사를 밝힌 지 오래지 않아 갑자기 사임하는 것을 보면 ‘압박’이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거래소 김봉수 이사장, 코스콤 우주하 사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한국정책금융공사(정금공) 진영욱 사장도 퇴진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 사장은 한국산업은행과 정금공을 재통합하는 정책금융 개편안에 대해 “개념도 모르고 개편한 것 같다”고 반발했고, 이에 금융위에서는 진 사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금공 관계자는 “직원들은 사장이 계속 역할을 수행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