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굴욕?… 아이폰5S, 109달러 싸게 판다
						입력 2013-09-13 18:29  
					
				애플이 그동안 고수해 왔던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버렸다. 신제품 아이폰5S와 아이폰5C에 대한 시장의 차가운 반응 때문에 고가 전략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12일(현지시간) 아이폰5S 16기가바이트(GB) 모델을 20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으로 월 27달러(약 2만9000원)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힌 아이폰5S 16GB의 무약정 일시불 가격은 649달러(약 70만3000원)다. 공식가격보다 109달러나 저렴하게 파는 것이다. 별도 약정 없이 할부금 540달러(약 58만5000원)만 내면 언제든지 해지, 번호이동, 단말기 교체가 가능하다.
AT&T는 저가형 아이폰5C 16GB도 20개월 무이자 할부로 월 22달러(약 2만4000원)에 판매한다. 할부 원금은 440달러(약 47만7000원)로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힌 무약정 일시불 가격 549달러보다 109달러 싸다.
새로 나온 아이폰을 할인 판매하는 곳은 이동통신사뿐만이 아니다. 월마트도 아이폰5S 16GB를 정가보다 10달러 낮은 189달러(2년 약정 기준)에, 아이폰5C는 정가보다 20달러 낮은 79달러에 예약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폰이 출시되고 나서 몇 달 후 할인판매를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월마트에서 제품이 나오자마자 할인판매를 한 적은 없다.
전자업계는 애플 역시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가격 할인을 무기로 공격적 영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나 유통업체를 통한 할인판매가 애플 측의 협조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아이폰을 바라보는 소비자 반응이 예전 같지 않아 가격 싸움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한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더 이상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지지 않는 만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격정책 변화를 시도 중일 가능성이 크다”며 “아이폰이 저렴해지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내놓은 스마트폰과 어떤 경쟁을 벌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