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전격 사퇴] 與 “불행한 일”-野 “권력층 음모”
입력 2013-09-13 18:06 수정 2013-09-13 22:26
여야는 13일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사퇴 배경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어쨌든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여론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근 불미스런 논쟁으로 인해 원활히 그 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결국 사퇴한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근거 없는 소문들이 퍼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채 총장의 사퇴를 놓고 여러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사적인 일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내에는 청와대 압력에 밀려 채 총장이 사퇴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의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는 채 총장을 제거하려는 권력의 음모이자 국정원 대선개입 재판에 대한 간섭”이라며 오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7차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결의대회’에서 “청와대와 국정원이 합작해 사퇴시켰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검찰의 국정원 수사 흔들기 종결판”이라고 비판했다. 사회를 본 박수현 의원도 “박 대통령이 손톱 밑 가시를 뽑는다더니 눈엣가시를 뽑은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국정원 댓글 사건의 주역인 원세훈 김용판 두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여권 내부에서 검찰총장 교체론이 나온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도 “총장에 대한 감찰지시가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 소속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박근혜정부 6개월 만에 권력투쟁의 산물로 희생? 국정원 대선개입 재판은 어떻게? 태풍은 강하지만 길지는 않다”고 비판했다.
정건희 김동우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