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고려대, 경희대 ‘왕관’ 뺏어올까

입력 2013-09-13 17:45

호랑이(고려대)가 사자(경희대)를 쓰러뜨리고 반격의 1승을 올렸다.

고려대는 12일 경기도 화성 수원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3전2승제) 2차전에서 경희대를 59대 53로 물리치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1승1패가 된 양 대학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2010년 출범한 대학농구 챔피언결정전이 최종 3차전까지 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날 다잡은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고려대는 이날 2쿼터를 제외하고 코트를 지배했다. 전반까지 27-29로 뒤진 고려대는 후반 시작과 함께 약 4분간 경희대를 무득점에 묶어놓고 이종현과 박재현, 문성곤 등의 활약을 앞세워 순식간에 35-29의 리드를 잡았다.

3연패를 노리는 경희대는 김종규(22·2m7)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고려대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고려대는 이종현의 자유투와 김지후의 3점포까지 묶어 3쿼터 종료 2분47초 전 46-31, 15점 차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경희대는 4쿼터 시작 20여 초만에 김종규가 리바운드 다툼을 하다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나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김종규는 4쿼터 중반에 다시 들어왔고 김민구의 3점슛과 우띠롱의 과감한 미들슛이 터져 경기 종료 3분30초 전 47-51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이승현의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슛과 박재현의 속공이 연달아 성공해 경기 종료 2분07초를 남기고 7점 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올해 처음 대학리그 결승에 오른 고려대의 문성곤은 15점을 넣었고, 이종현(14점·11리바운드), 박재현(13점)도 뛰어난 공격 능력에 선보였다. 경희대는 1차전에서 32점을 쓸어 담은 두경민이 2차전에서 9득점에 그쳤고 김민구(17점)는 전반에 한 점도 넣지 못하는 등 특유의 외곽 공격이 살아나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은 “이승현이 도움 수비를 워낙 잘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며 “3차전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비록 7득점에 그쳐지만 리바운드 16개에 가로채기와 블록슛을 3개씩 해낸 이승현은 “수비와 리바운드에 전념했다. 우리는 어차피 도전자 입장이기 때문에 어제 졌어도 기죽지 말자고 선수들끼리 다짐했다”고 말했다.

화성=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