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호의 요절복통 (要節福通)] 기절했어요

입력 2013-09-13 17:16


오늘의 요절(잠 11:28)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는 자는 패망하려니와 의인은 푸른 잎사귀 같아서 번성하리라.

새가슴이라서 조그만 일에도 벌벌 떨다가 기절하기를 밥 먹듯 하는 맹 집사 집에 경사가 났다. 맹 집사는 목사님과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복권을 사는 게 유일한 취미인데 그 복권이 100억원에 당첨이 된 것이다. 마침 맹 집사는 외출 중이라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만약 맹 집사가 TV를 통해 추첨하는 과정을 시청했다면 TV 앞에서 아마도 기절 내지는 숨졌을 게 분명하다.

아내 되는 김 집사는 이 사실을 목사님에게 알려드리면서 남편 맹 집사를 기절시키지 않고 당첨사실을 전달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목사님은 막중한 임무를 띠고 맹 집사의 직장에 전화를 걸어 퇴근 후에 목양실로 잠깐 들러 달라고 했다.

맹집사: 목사님! 무슨 일이라도?

목사님:(기절할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저 아무것도 아니고요. 에….

맹집사:(겁먹고) 빨리 얘기해 보세요. 목사님!

목사님:어, 그냥 재미로 하는 얘긴데 만일 맹 집사님이 구입한 복권이 … 만일이야 만일 … 만일 … 100억원에 당첨이 된다면 어찌 하실 겁니까? 만일입니다. 만일 ….

맹집사:(그럴 리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만일 만일 100억원에 당첨이 된다면 에… 우선 목사님 사택을 멋지게 지어 드리고 나머지는 몽땅 우리교회 새 성전 건축헌금으로 바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100억원씩이나 주시는 거 아닙니까?

목사님: 음냐, 음냐 윽 ….

맹집사: 목사님! 어? 기절하셨네? 헐! 아니 할 ….

전영호의 福으로 通하는 생각

복권 당첨 확률보다 당첨금이 선하게 사용될 확률이 더 희박하다.

<개그작가·유머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