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식물 개화시기 조절 유전자 규명
입력 2013-09-13 03:17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식물의 개화 시기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식물이 어떻게 대기 온도 변화를 감지해 개화시기를 조절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기온변화 대응 유전자를 찾아내 13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연구 논문을 실었다.
고려대 생명과학과 안지훈(사진)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57종의 애기장대(식물유전체 연구에서 널리 쓰이는 식물모델)를 여러 기온 조건에서 놓고 개화시기를 조사해 ‘FLM’ 유전자가 대기온도 변화를 인지하는 조절인자라는 것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온이 20도 이하로 낮아지면 FLM이 대기온도 변화감지 단백질인 ‘SVP’와 복합체를 이뤄 개화를 앞당기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개화를 늦춘다는 것이다. SVP와 FLM의 상호작용을 조절할 수 있다면 봄철 갑작스러운 온도변화나 이상고온 등으로 작물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을 방지하는 육종소재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 교수는 “특히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는 작물, 과수, 화훼 등을 보완하고,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덜 받는 식물을 만드는 데 이번 연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