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맥아더 동상 ‘푸대접’ 안타까워… 美 오리건주로 이전해 관리할 용의 있다”
입력 2013-09-12 18:48
재미 동포 정치인이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을 미국으로 옮겨가겠다고 나섰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의 해를 맞아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에서 여전히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이유다. 해마다 인천상륙작전이 펼쳐진 9월 15일을 전후해 자유공원에서는 동상의 철거를 주장하는 진보와 보존을 외치는 보수 단체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상원의원을 지낸 임용근 세계한인정치인협의회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맥아더 동상을 미국 오리건주 한국전쟁 기념공원으로 옮겨오겠다”며 “동상 부지도 마련했고 경비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라며 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맥아더 동상을 부담스럽게 여긴다면 우리가 옮겨와서 잘 관리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지역 인사들과 향군 조직 등을 중심으로 맥아더 동상 이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면서 “조만간 인천시에 정식으로 제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임 회장은 “인천시가 맥아더 동상을 잘 관리하고 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전 계획은 없던 일로 하겠다”면서 “이 경우 월슨빌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5년 이내에 인천의 동상과 같은 맥아더 동상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2001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샐럼 사이에 있는 윌슨빌에 미국 서부 최대의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조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인천의 맥아더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진보단체의 시위는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된 2002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맞서 보수단체들은 동상의 보존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한편 국방부가 주최하는 제6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가 오는 15일 인천광역시 월미도 행사장에서 열린다. 전승행사는 최윤희 해군참모총장과 송영길 인천광역시장, 6·25 참전용사 등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맥아더장군 동상 헌화, 전승기념식, 상륙작전 재연, 참전용사 감사오찬, 시가행진 순으로 진행된다.
전승기념식 직후 해군 5전단장이 지휘하는 상륙기동부대가 인천상륙작전 최초 상륙지점인 월미도에서 당시 작전을 재연할 예정이다. 상륙작전 재연 행사에는 한·미 해군 및 해병대 병력과 함께 세종대왕함 등 함정 10여척, 항공기 20여대, 상륙장갑차 20여대 등의 전력이 참가한다.
국방부는 전승행사를 앞두고 13일부터 인천 월미도 행사장에 안보전시장을 설치해 인천상륙작전 전황 사진과 전투장비, 모형 함정, 군복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인천시청까지 진행되는 시가행진에는 해군 및 해병대 병력 600여명과 장비 20여대가 참가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