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주권 도발 외면 못한다”
입력 2013-09-12 18:31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주권에 대한 도발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일본의 군사적 역할을 강조했다. 노골적인 군사력 강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2일 방위성 간부와 자위대 지휘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48회 자위대 고급간부 회동에서 “주권에 대한 잇따른 도발과 일본을 둘러싼 안전보장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일 안보체제의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한층 더 군사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10일 센카쿠 국유화 1주년(11일)을 앞두고 센카쿠 해역 일대에서 중국과 일본 순시선 15척이 추격전을 벌이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발생했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자리에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과 함께 자위대 고위간부 100여명이 참석해 비장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아베 총리는 훈시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명분론으로 현장의 자위대원에게 불합리한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창설, 국가안보전략 수립 등을 통해 현실을 직시한 안보정책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담당하는 안보법제 간담회 논의를 심화시켜 21세기 국제정서에 맞는 일본의 입지를 추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와 관련, 야치 쇼타로 내각관방 참여 등 8명으로 구성된 안보법제 간담회 전문가회의는 이날 첫 회의를 갖고 국가안보전략 논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 방위대강에 반영시킨다.
아베 총리는 “일본 헌법의 평화주의를 앞으로도 견지할 것”이라면서도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책임을 다하지 않고는 우리의 평화를 지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군사적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그는 원유수입 길목에 해당하는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 경비활동 등을 거론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