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입만 열면 “개혁! 개혁!”
입력 2013-09-12 18:31 수정 2013-09-12 22:08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연일 개혁을 앞세우고 있다.
최근에만 지난 3일 광시좡족자치구 난닝(南寧)에서 열린 제10회 중국-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박람회 치사에서부터 11일 랴오닝성 다롄(大連)의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 연설에 이르기까지 9일 동안 네 차례나 개혁을 말했다.
리 총리는 하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는 “중국이 개혁으로 가는 대세를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고 중국-아세안 박람회에서는 “개혁의 보너스가 가시화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서면 회견에서는 “개혁을 견지하는 게 바로 창의와 혁신”이라고 했고 10일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서는 “시장이 활력을 갖도록 함으로써 개혁이 최대의 보너스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오는 11월로 예정된 제18기 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중대 개혁 조치가 나올 것임을 예고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 총리는 실질적인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데 서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8기 3중전회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 주도로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했던 1978년 11기 3중전회에 버금가는 개혁안이 제시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소식통들은 ‘시리(習李) 체제’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원자바오(溫家寶) 체제 10년처럼 제대로 된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시 주석의 경우 당내에서 개혁 난제를 추진할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더욱이 시 주석과 리 총리는 정부의 역할을 서비스형으로 바꾸고 국유 기업을 수술하는 동시에 지방정부 부채를 해결해야 하는 등 주요 개혁 과제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리 체제 출범 뒤 부패 척결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행정 권한 이양도 진행되고 있는 데다 이자율 등의 자유화가 이뤄진 것도 개혁 추진을 위한 좋은 환경으로 꼽았다.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쉐란(薛瀾) 원장은 “18기 3중전회에서는 중국이 앞으로 나아갈 개혁 노선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더드 차타드은행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는 “18기 3중전회에서는 중국이 향후 추진할 경제 개혁의 전체적인 틀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와 관련해 하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경제체제 개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는 금융 개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이룬 경제 발전의 기적은 이제 2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제 구조조정 과정에서 7.5% 안팎의 성장을 이루는 것은 세계 주요 경제권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