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대백화점, 지역 기여도 형편없다

입력 2013-09-12 18:27 수정 2013-09-12 19:28

현대백화점이 대구에서 인심을 잃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입점 후 단 한번도 대구상공회의소 회비를 내지 않은 것은 물론 지역 금융 이용, 지역 인력 채용 등 지역 기여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2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등에 따르면 대구점은 2011년 8월 중구 계산동에 들어섰다. 당시 대구·경북 최대 규모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입점 후 단 한번도 대구상의에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등 지역 기여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금까지 납부하지 않은 회비는 9000여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공회의소법에는 매출세액이 기준 이상인 상공업자의 경우 소재지 상공회의소 회원으로 자동 가입돼 매출규모 등에 따라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이에 해당한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입점 후 수차례 회비 납부를 고지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며 “상의는 강제로 회비를 걷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에 기여 실적도 실망스럽다. 대구시의 ‘2011∼2012 백화점 등 지역기여도’에 따르면 대구시는 역외 업체의 지역 금융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지역 금융 직원급여 이체배율을 90% 이상으로 할 것을 기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지난해 직원 114명 중 16명(14%)만 지역 금융권에 급여를 이체했다.

또 지역 고용창출을 위해 95% 이상(정규직)을 지역민으로 채용하도록 했지만 지역민 고용률은 55.8%에 불과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비 납부 문제는 대구상의와 협의 중”이라며 “협의 후 납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역외 기업들이 지역 기여를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이 지역 기여도가 낮은 기업들의 제품을 구매를 하지 않는 등 불이익이 발생해야 스스로 지역 기여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