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원자로 ‘흰 증기’… 北, 재가동 들어간 듯

입력 2013-09-12 18:09 수정 2013-09-12 22:24


북한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생산에 사용해온 영변 실험용 원자로 복구 작업을 완료하고 이미 재가동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 사이트 ‘38노스’는 지난달 3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북한이 지난 4월 재가동을 선언한 이후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38노스는 보고서에서 “증기터빈과 발전기가 들어 있는 원자로 인근 건물에서 흰색 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관측됐다”며 “증기의 색깔과 양으로 볼 때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갔거나 거의 재가동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이미 폭파시킨 냉각탑 대신 강이나 펌프시설을 원자로의 냉각시설로 이용한다”며 “실험용 경수로 근처에 새로 건설한 펌프시설을 원자로에 연결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5㎿급 흑연감속로인 영변 원자로는 일정 기간 운전 후 폐연료봉을 꺼내 재처리하면 연간 핵무기 1기에 상당하는 플루토늄 6㎏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영변 원자로 가동 여부가 정보사항인 만큼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가동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북한 핵 능력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에 대해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영변 원자로 재가동 여부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정부도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자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몇몇 징후를 보면 원자로 재가동을 위해 북 당국이 조처를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원자로는 1950년대 설계로 끔찍한 상태여서 재가동이 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남혁상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