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전집 국내 발간

입력 2013-09-12 17:56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1867∼1916·사진)의 장편 소설 전집이 국내 발간된다.

현암사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등 4권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총 14권 분량으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를 비롯해 ‘도련님’ ‘풀베개’ ‘태풍’ 등 4권을 먼저 내놨다. 전기 3부작으로 불리는 ‘산시로’ ‘그 후’ ‘문’과 후기 3부작 ‘피안을 지날 때까지’ ‘행인’ ‘마음’ 등이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소세키는 일본 근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84년부터 10년간 1000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됐으며 일본 국민들이 사랑하는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다.

그는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1900년 일본 문부성의 최초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돼 2년간 영국에서 유학을 했다. 일본인이 영문학을 한다는 한계에 부딪혀 유학 생활은 실패로 끝났고, 이후 귀국해 교편을 잡다 1905년 ‘나는 고양이…’를 내놓으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양이를 화자로 내세워 위선적 교양주의에 물든 지식인의 허상을 고발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해 소개된 바 있다.

현암사 측은 “2016년 소세키 사후 100주년을 앞두고 ‘지금의 번역’으로 내놓는 최초의 전집”이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천착했던 작가의 문제의식은 지금도 생각해볼만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 권 말미에 우리 문학가들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써내려간 소세키 독후감이 흥미롭다. 시인 장석주가 ‘나는 고양이…’를, 소설가 백가흠이 ‘도련님’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조명한다. 문학평론가 황호덕과 신형철은 각각 ‘풀베개’와 ‘태풍’을 읽고 100년의 시대를 뛰어넘는 현재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1년 별세한 번역가 노재명이 ‘태풍’과 ‘그 후’ 두 권을 번역했고 나머지 12권은 전문번역가 송태욱이 맡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