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大入 ‘예능 대박’ 좇는 세태탓인가… 실용음악과 초강세 최고 471대 1
입력 2013-09-13 01:32 수정 2013-09-13 02:10
‘예능 대박’을 좇는 세태가 대학입시 수시 지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5명을 뽑는 한양대 실용음악과 보컬전공의 경우 2357명이, 3명을 뽑는 경희대 보컬전공에는 735명의 지원자가 몰리는 등 실용음악과의 인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취업난 속에서 당장이라도 생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위기감과 ‘노래 한 곡으로도 쉽게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동시에 투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12일 입시업체 이투스청솔에 따르면 수시모집 1차 접수를 지난 11일 마감한 대학 중에서는 한양대(에리카캠퍼스) 실용음악학과(보컬전공)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5명을 뽑는데 2357명이 지원해 471.4대 1을 기록했다. 3명을 선발하는 경희대 실기우수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보컬 전공에도 735명의 지원자가 몰려 2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3일 마감하는 대학 중에서는 호원대 일반전형 실용음악학부 보컬전공이 12일 오전까지 238.3대 1, 단국대 일반전형 생활음악과(보컬)는 175.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150대 1 이상인 모집단위는 9곳으로 그 가운데 보컬전공이 5개로 절반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런 실용음악과의 강세가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취업난과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 K팝과 아이돌 열풍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학에 가 열심히 공부해 일반 기업의 회사원이 되는 것보다 ‘크게 한방을 터뜨려보자’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증거”라며 “취업난이 워낙 심해지다 보니 입학과 동시에 생업에도 뛰어들 수 있는 ‘실용음악’ 같은 전공이 각광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수많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는 남들의 합격 사례를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수험생들이 한 명의 스타 뒤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수백명의 실패자가 있다는 사실을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대학의 의예과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성균관대가 269.2대 1로 가장 높았고 중앙대가 181.27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한양대 120.67대 1, 고려대 103.5대 1, 아주대 85.5대 1, 연세대 64.23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