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가 3개인 스모선수?

입력 2013-09-12 17:53

프랑스의 한 주간지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도시로 도쿄가 선정된 것을 비꼬며 지면 만평에 다리가 3개인 스모선수를 그려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는 11일(현지시간)자 지면에 팔이 3개인 스모선수와 다리가 3개인 스모선수가 경기를 하기 위해 마주보고 서 있는 모습의 만평을 내보냈다. 이 중 한 선수는 눈알 하나가 튀어나온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 눈이 작고 코가 낮은 선수들의 얼굴 생김새는 영락없는 일본인이다.

심판 2명이 팔짱을 끼고 앉아 경기를 관전하는 모습도 그림 속에 담겼다. 심판들은 얼굴까지 완벽하게 가린 방호복을 온몸에 껴입고 경기를 보고 있다. 만평 안 해설은 “대단하다. 후쿠시마 덕분에 스모는 이제 올림픽 종목이다”고 말한다.

소식이 알려지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만평이 동일본 지진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감정을 다치게 했다”고 말했다. “이것(만평)은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와 관련해 부적절하고 잘못된 인상을 준다”며 외무성을 통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사능 공포를 돌연변이에 빗대 표현한 프랑스 매체가 ‘르 카나르 앙셰네’가 유일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국영TV ‘프랑스2’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 가와시마 에이지 선수의 사진에 팔이 4개 붙은 모습을 합성해 내보내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영향이 아닐까”라고 했다가 일본 정부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한 바 있다.

‘수요일에 나오는 풍자신문’이라는 부제가 붙은 르 카나르 앙셰네는 1915년 창간되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온 풍자 전문 매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