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 차기전투기 후보기종 평가 다시해야”
입력 2013-09-12 17:53
전직 공군참모총장들이 보잉사의 F-15SE가 우리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 단독 후보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 상정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한호 전 총장을 비롯한 역대 공군참모총장 17명은 12일 사업비를 충족했다는 이유만으로 F-15SE(사진)를 단독 후보로 방추위에 상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청와대에 제출했다.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은 건의문에서 “방위사업청이 총 사업비를 8조3000억원으로 묶어놓고 10원도 넘어서는 안 된다는 터무니없는 기준을 적용했다”며 “F-X 기종 평가작업을 입찰 이전 단계로 되돌려 종합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수한 능력에도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후보기종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끝난 차기전투기 사업 가격입찰에서 F-15SE는 3개 후보기종 가운데 유일하게 총 사업비 8조3000억원을 충족하는 가격을 제시했다. 경쟁기종인 미 록히드 마틴사의 F-35A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는 사업비를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해 사실상 탈락했다.
차기전투기 사업을 담당하는 방위사업청은 현 시점에서 사업비 증액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조만간 종합평가 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한 뒤 방추위를 열 계획이다. 방사청은 3개 후보기종에 대한 종합 결과를 보고하되 후보기종으로 F-15SE를 단독 상정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기획재정부에 사업비 증액을 타진했지만 사업비를 늘리려면 사업공고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재검토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뒤늦게 사업비를 증액하면 특정기종에 유리하게 돼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공군도 차기전투기 사업이 지연되면 향후 10년간 전투기 100여대가 부족해져 심각한 전력공백 상태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3개 기종 모두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고 있어 작전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