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청소년 밴드 ‘디어 스타’… 지역축제 무대에 오른다
입력 2013-09-12 17:40
강원도 산골마을의 청소년 밴드가 14일 정선군 아라리공원 인근 조양강 둔치에서 열리는 ‘제2회 청소년 문화축제’ 무대에 오른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시설이 거의 없는 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교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이 무대를 마련했다.
‘우리가 축제다!(We are Festival!)’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흑빛지역아동센터의 현악기 연주, 정선푸른나무지역아동센터의 통기타 공연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참가팀 가운데 초·중학생 11명으로 구성된 밴드 ‘디어 스타(Dear Star)’가 눈길을 끈다. 아우라지교회가 세운 아우라지지역아동센터의 연주교실에서 이들은 실력을 갈고닦았다.
디어 스타에서 드럼을 치는 전백설(15)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뜬 뒤 이 센터의 도움으로 월세방을 구해 생활한다. “텔레비전에서 드럼을 치는 게 아주 멋져 보여 쳐보고 싶었는데 여긴 산이 많은 촌이라 배우지 못하다가 센터를 통해 밴드를 하게 됐어요. 밴드 하는 게 그냥 좋아요. 잘 친다고 칭찬받으니까(웃음).”
디어 스타의 기타리스트 박지원(14)군은 가수가 되는 게 꿈이다. 박군은 “이제는 목사 선생님보다 내가 더 (기타를) 잘 친다”면서 많은 사람이 공연에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회에 다니는 밴드 멤버는 5명뿐. 하지만 이들은 교회 무대에 서거나 복음성가 연주를 꺼려하지 않는다. 2년 전부터 센터에서 이들에게 연주법을 가르친 변영민 덕송교회 목사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밴드활동을 했던 변 목사는 “놀이문화가 전무한 지역 청소년들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주려고 시작한 일”이라며 “이 지역엔 가정불화 등으로 상처가 깊은 청소년이 많아 친구처럼 어울리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 한다”고 12일 말했다.
정선군 및 덕송교회 산하 한빛청소년교육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풍선 아트, 재활용품 공예, 보드게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도 펼쳐진다. 변 목사는 “이곳 청소년들이 문화적 갈증을 풀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