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선물
입력 2013-09-12 18:27
에베소서 2장 8절
에베소서 2장은 우리가 “은혜에 의하여 구원을 받았다”고 말씀한다. 은혜가 무엇인가.
은혜를 말하기 전에 에베소서 2장에서 먼저 무엇을 말씀하셨는지 살펴보자. “그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엡2:1) 우리들은 허물과 죄로 죽었던 사람들이다. 인간은 죄로 인해 타락했다. 타락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절망적인 것인가.
창세기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보라. 형이 동생을 시기하여 살인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속이고 자신도 자식들에게 속임을 당한다. 우리 사회에도 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등이 심각하다. 이런 폭력들은 인간의 죄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죄를 알아야 은혜를 알 수 있다. 교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 은혜다.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의 귀를 즐겁게 하는 설교를 들었다는 뜻인가,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설교를 들었다는 것인가? 자신의 허물과 죄를 깨닫는 것이 은혜를 받는 것이다. 구원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은혜다. 마태복음 20장에 포도원의 품꾼들에 대한 비유의 말씀이 있다. 포도원 주인이 일꾼을 고용하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다. 한 데나리온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포도원에 보낸다. 정오와 오후 3시쯤 나가서도 똑같이 했다. 오후 5시에 나가서도 똑같이 했다. 날이 저물어 나중에 온 사람부터 삯을 주었다. 동일하게 한 데나리온을 주었다. 이른 아침에 온 사람은 당연히 원망했다. 그런데 오후 5시에 온 사람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고작 한두 시간 일했는데 하루 품삯을 다 받았다. 자격이 없는데도 하루 품삯을 받았다. 이것이 은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나니.”(눅 5:31) 건강한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한가. 병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건강한 사람은 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른다. 자신이 죄인임을 알아야 하나님의 은혜도 구한다. 자신이 죄인임을 알지 못하면 하나님의 은혜도 모르고 은혜를 구하지도 않는다. 루터는 95개 논제의 첫 번째로 “우리들의 주님이시며 선생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회개하라…’(마 4:17)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신자들의 전(全) 생애가 참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회개라는 것은 세례 받기 전에만 하는 행위가 아니다. ‘전 생애’에 걸쳐 회개해야 한다. 간혹 자신은 회개할 것이 없다는 이상한 주장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이미 완전히 거룩한 존재가 됐고 마치 성인이 된 것처럼 주장한다. 그들은 사기꾼이다. 우리는 평생을 회개하며 살아야 한다.
‘서경(書經)’에 ‘극념작성(克念作聖)’이란 말이 나온다. 후회하고 반성만 제대로 한다면 성인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내가 나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다.” “내가 열심히 일한 것도 하나님의 은혜다.” “나에게 베풀어주신 은혜가 헛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날마다 자신의 죄와 허물을 생각하고 회개하며 살아야 한다. 날마다 회개하며 사는 것은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은혜가 충만하기 때문이다. 은혜를 잊지 않고 은혜 받은 대로 살아야 한다.
김은섭 목사 (도봉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