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소득격차 대공황 직전 상황”… 상위 1% 소득비율 19.3%

입력 2013-09-11 18:13

지난해 미국의 소득 상위 1%와 나머지 99% 사이의 소득 격차가 대공황 직전인 1928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자들은 경기회복기에 더 많은 소득을 늘리면서 격차를 키웠다.

미국 UC버클리대, 프랑스 파리경제학교(PSE), 영국 옥스퍼드대의 경제학자들이 1913∼2012년의 미 국세청(IR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 상위 1%의 연간 가계소득 비율은 전체의 19.3%를 기록했다. 1928년 19.6%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상위 10%의 소득비율도 48.2%에 달했다.

상위 1%의 소득 비율은 1973년 7.7%로 최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상위 1%의 경우 경기침체기에는 소득이 비교적 큰 폭으로 줄지만 호황기에는 더 큰 폭으로 만회하면서 나머지 계층과의 격차를 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2007∼2009년 경기침체기 때 상위 1%의 소득은 36.3%가 감소, 나머지 99%의 11.6% 감소에 비해 폭이 컸다. 하지만 이후 2009∼2012년 회복기에는 상위 1%의 소득이 31.4%가 늘어난 반면 나머지 99%의 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버클리대의 이매뉴얼 사에스 교수는 “전체 소득 증가액의 95%를 상위 1%가 가져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1993∼2012년 10년 동안 상위 1%의 소득은 86.1%가 늘어난 반면 나머지 99%의 소득 증가율은 6.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에스 교수는 “해외 아웃소싱과 정보기술(IT)이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고, 반면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 고용주와 전문경영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UBS 등의 보고서를 인용해 기존 연구에서 1200∼1600명으로 추정된 전 세계 억만장자 숫자가 올해 2000명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억만장자의 자산 총액은 6조5000억 달러(약 7006조원)로,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2조7120억 달러)과 독일의 GDP(3조4787억 달러)를 합산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