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고려대-김종규의 경희대… 대학농구 챔프전 ‘빅뱅’

입력 2013-09-11 18:13 수정 2013-09-12 00:57

한국농구의 미래를 짊어진 괴물센터 듀오가 자신이 속한 대학의 자존심을 걸고 충돌한다.



12일부터 경기도 화성시 수원대학에서 열리는 대학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다. ‘영원한 맞수’ 연세대를 물리친 고려대는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경희대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양 대학의 불퇴전은 같은 장소에서 3전2승제(12, 13, 15일)로 펼쳐진다.



이종현(19·고려대 1년)과 김종규(22·경희대 4년)다. 나란히 신장이 2m6인 두 선수는 국가대표팀 트윈타워다.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동아시아남자농구대회와 지난달 필리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손발을 맞춘 차세대 한국농구의 대들보다.



프로-아마 최강전 MVP(최우수선수) 이종현은 10일 연세대와 4강전에서도 괴력을 과시했다. 그는 양 팀 통틀어 40분 전 경기를 뛰며 30점(9리바운드 3블록슛)을 쓸어 담았다. 특히 75―72로 쫓기던 4쿼터 종료 2분10초 전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골대로 돌진하며 강력한 투 핸드 덩크를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이종현과 박재현(22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앞세운 고려대는 2010년 대학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전에 올랐다. 이종현은 양팔을 벌인 길이가 2m23에 이른다. 그의 블록은 마치 파리채로 파리를 잡는 듯한 폼을 보여준다. 여기에 역시 같은 대학 선배 이승현과 함께 합작을 펼치면 막을 재간이 없다. 이종현은 지난달에 끝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MVP로 선정될 만큼 최근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학리그 평균 득점은 14.8점과 9.3리바운드로 김종규에 약간 뒤진다. 하지만 4강전 기록은 이종현이 김종규보다 더 좋은 편이다.



고려대를 상대할 경희대는 지난 2년 연속 정규리그·챔피언전 우승을 휩쓸었고, 올해도 정규리그 1위를 한 대학 최강팀이다. 졸업반인 김종규-김민구-두경민 트리오를 앞세워 3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김종규는 단거리 스프린터를 연상케 하는 스피드를 갖췄으며 지칠 줄 모르는 체력도 겸비하고 있다. 김종규는 대학리그에서 경기당 19.6득점과 10.7리바운드를 올리고 있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