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승5패 NC 이재학·9승4패 두산 유희관 “신인왕 양보못해”
입력 2013-09-11 18:13
2013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가 두산의 좌완 유희관(27·사진 오른쪽)과 NC의 사이드암 이재학(23·왼쪽)의 대결로 압축됐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신인왕 경쟁은 치열했다. 투수 쪽에서는 이재학을 비롯해 이태양·이민호 등 NC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고, 타자 쪽에서도 나성범·노진혁·권희동 등 NC 선수들을 중심으로 김대우(롯데)·한동민(SK)·문선재(LG) 등이 앞다퉈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접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이재학이 페이스를 잃지 않고 꾸준히 활약하는 가운데 유희관이 중반부터 눈에 띄는 피칭으로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10일까지 유희관은 9승4패 평균자책점 3.17, 이재학은 8승5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고 있다. 투구이닝에서는 유희관이 125이닝, 이재학이 128⅓이닝을 던졌다. 비슷한 성적인 만큼 앞으로 10승 선착을 비롯한 승수, 평균자책점과 투구이닝 등에 따라 신인왕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유희관과 이재학은 모두 ‘중고 신인’이다. 중앙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09년 두산에 지명된 유희관은 2010시즌까지 빛을 보지 못한 채 상무에 입대했고, 제대 후 올 시즌부터 1군 주전으로 뛰고 있다. 불펜으로 시작했으나 시즌 전반 붕괴된 두산 선발진에 긴급 투입돼 좌완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시속 130㎞대의 ‘저속구’지만 뛰어난 제구력으로 삼진을 잡는 것이 특징이다.
2010년 두산에 지명된 이재학은 입단 첫 해 기대를 모아 1군 무대에 섰다. 하지만 16경기에 불펜으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이듬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고, 결국 시즌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변화가 심한 체인지업을 자랑하는 이재학은 지난해 2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올해 활약을 예고한 바 있다.
신인왕 후보가 두 선수로 압축되면서 2006년 류현진(LA 다저스)이 한화에서 데뷔 첫해 18승으로 신인왕에 오른 뒤 7년 만에 선발투수 신인왕이 기대된다. 2007년 임태훈(두산)과 2008년 이용찬(두산)이 투수 출신으로 신인왕을 탔지만 불펜이었다. 만약 유희관이 신인왕을 수상하면 만 27세로 2008년 최형우(삼성)와 2011년 배영섭(삼성)이 기록한 최고령 신인왕(25세) 기록을 넘게 된다. 그리고 이재학이 수상하면 1991년 조규제(쌍방울), 2000년 이승호(SK)에 이어 3번째로 신생팀 신인왕 배출 사례가 된다. 두 선수 가운데 누가 마지막에 웃을까.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