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구 수입 60대·70대에 두 번 꺾인다
입력 2013-09-11 18:01
은퇴 가구의 소득이 60대와 70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떨어지는 ‘이중추락’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소득 양극화는 은퇴 이후 더욱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11일 ‘2012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은퇴자 가계수입의 이중추락과 양극화’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거주 60대 가구의 월평균 가계수입(282만원)은 50대 가구(441만원)보다 36% 감소했다. 70대 이상 가구의 수입(154만원)은 60대보다도 45%나 줄어들었다.
중위 가구, 즉 전체 가구를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가구로 따지면 수입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384만원이던 50대 중위가구의 소득은 60대로 들어서면 215만원으로 줄고, 70대에는 95만원으로 급락했다.
부유층과 서민의 양극화는 은퇴 전보다 은퇴 이후에 한층 두드러졌다. 은퇴자 가구 상위 20%의 수입을 하위 20%의 수입으로 나눈 ‘5분위 계수’는 14.6배로 50대 가구의 5분위 계수(7.3배)와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심지어 은퇴 가구 3곳 중 1곳은 최저 생계비(2인 기준 94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절반 이상인 59%의 가구는 적정소득(2인 기준 184만원)을 올리지 못했다.
은퇴가구의 이중추락과 극심한 양극화의 이유는 결국 일자리였다. 은퇴 시점인 60대에 접어들면서 일자리의 질이 현저히 나빠졌고, 70대에는 일자리를 유지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실제 60대 가구주의 취업률은 63%로 50대(89%)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임시직은 무려 21%나 됐다. 70대는 일자리를 가진 가구주가 10명 중 3명에 그쳤다. 그중 절반은 임시직이었다.
전문가들은 70대 이후에도 안정적 노후를 즐기려면 가계자산을 점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은 “60대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 줘 70대를 계속 준비할 수 있게 하고,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유동화해 나가야 한다”며 “금융자산을 연금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