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굴욕… 美 다우존스지수서 퇴출

입력 2013-09-11 17:45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가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서 퇴출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와 금융기업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수에서 탈락했다.

퇴출 3인방 대신 나이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신용카드 비자가 다우지수에 새로 편입해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변경된 지수 구성은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다우지수는 뉴욕증권시장에 상장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의 시장가격을 평균해 산출하는 주가지수로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 나스닥지수와 함께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하나다.

다우지수 측은 “HP, 알코아, BoA의 주가가 장기간 하락해 업종 전체 주가를 떨어트렸다”며 “더 이상 해당 업종을 대표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퇴출 배경을 설명했다.

다우지수에서 3개 종목이 한꺼번에 빠지기는 9년 만이다. 2004년 AT&T, 이스트먼코닥, 인터내셔널페이퍼가 탈락하고 AIG, 화이자, 버라이존이 들어간 것이 마지막 대규모 개편이었다. 지난해에는 식품업체 크래프트푸드가 빠지고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포함됐다.

FT는 미국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소비재 산업으로 이동하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변경된 지수를 적용하면 다우지수에서 제조업 비율은 22.2%에서 19%로 낮아진다.

다우지수 측은 탈락하는 3개 종목이 전체 30개 종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해 퇴출로 인한 증시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현재 다우지수를 추종하는 뮤추얼펀드는 6개(1억9600만 달러)에 불과해 투자자들의 손실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다수 뮤추얼펀드는 S&P 500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