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풍성해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10월 2일 개막

입력 2013-09-11 17:33


2013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10월 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연극·무용 축제로 세계 각국 예술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동유럽 국가의 사실주의 작품이 주로 소개됐다면 올해는 초현실주의와 표현주의 경향의 작품이 많은 게 특징이다.

올해는 7개국 21개 단체의 19개 작품이 참가한다. 해외초청작 아홉 작품, 국내초청작 열 작품이다. 이 중 예술제 측에서 추천한 네 작품을 소개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개·폐막작이다. 개막작은 프랑스 부조리극 ‘빅토르 혹은 권좌의 아이들’(2∼4일 아르코예술극장). 1929년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된 전설적인 작품이다. 당시 냉혹하고 아름다운 무대로 격찬을 받았다. 엠마뉴엘 드마르씨-모타가 직접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프랑스 떼아트르 드 라빌의 극장장 겸 예술감독으로 파리가을축제의 예술감독을 겸하고 있는 프랑스 문화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축제 기간 중 연출과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내한한다.

폐막작은 벨기에 무용 ‘왓더바디 더즈낫 리멤버’(25∼26일 아르코예술극장). ‘육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벨기에의 주목받는 안무가 빔 반데키부스의 1987년 데뷔작이다. 당시 세계 무용계에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겠다는 이 공연은 춤과 음악의 잔인한 대결로도 불린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바탕으로 만든 한·일 합작 연극 ‘리어왕’(8∼9일 아르코예술극장)도 기대작이다. 일본 대표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가 이끄는 ‘도가 스즈키 컴퍼니’가 만들었다. ‘스즈키 메소드’라는 특유의 연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스즈키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1984년 초연작을 한·일 합작 버전으로 새롭게 제작해 한국과 일본 배우가 함께 공연한다. 일본 배우의 대사는 한국어 자막으로 처리된다.

미국 연극 ‘손택: 다시 태어나다’(3∼5일 대학로예술극장)를 통해서는 그동안 국내 무대에서는 거의 접할 수 없었던 미국 현대연극을 확인할 수 있다. 뉴욕 연극단체 ‘빌더스 어소시에이션’의 2011년 최신작. 미국 소설가 겸 비평가인 수전 손택의 일기를 바탕으로 그녀의 아들인 데이비드 리프가 각색했다. 연극배우 모에 엥겔로스의 1인극으로, 나이 든 손택이 영상으로 처리돼 무대 위 젊은 손택과 대화를 나누는 연출이 돋보인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