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넘어 함께하는 우리로 (37)] “돌봄 서비스의 사회화 급하다”
입력 2013-09-11 18:17
다양한 돌봄복지 사업
우리나라는 2013년 현재 복지국가 건설에서 더 나아가 복지국가 재편과 확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동안 경쟁과 효율을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달려온 우리나라가 이제는 소득의 양극화와 상대적인 박탈감에 따른 불안감에 지쳐 성장통을 앓고 있다.
제조업의 감소, 노동시장의 유연화, 서비스업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가족생계 부양자로서 남성의 지위를 약화시켰으며, 가구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여성을 임금노동자로 간주, 노동시장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돌봄서비스의 주체로 책임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며, 돌봄 책임의 사회화 없이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 1.22명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어 세계적인 저출산 국가에 해당한다. 저출산은 사회를 노령화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 인구감소로 인해 국가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폐해를 낳기 때문에 현재 우리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당면 문제로 떠올랐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해법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그럼에도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국공립 양육시설이나 보육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특히 아이를 돌볼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보는 조손가정이 많은 농촌 아동들은 보호자 한 명 없이 아이 혼자 하루 종일 방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70, 8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 발전과 함께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높아지면서 결혼 이후에도 직장 생활을 영위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녀를 위한 탁아시설은 턱없이 부족했고 수입에 비해 높은 보육료 지출로 저소득층 근로여성에게는 부담이 가중됐다.
1987년 12월 4일 국회에서 통과된 남녀고용평등법 제 5조에는 노동부장관이 근로여성의 복지증진에 관한 기본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고, 200명 이상의 근로여성을 고용한 산업장에는 직장탁아소 설치를 의무화했다.
노동부는 공업단지 및 여성근로자 밀집 지역에 시범탁아소를 설립하기로 하고 탁아사업에 경험이 많은 민간단체에 이를 맡겨 운영토록 지원했는데, 한국YWCA는 노동부로부터 87년부터 91년까지 14개의 시범탁아소(어린이 집 전신)를 위탁받고 운영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약 26개의 YWCA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YWCA는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어린이 집 외에 저소득층 아동의 방과후 지원프로그램인 지역아동센터의 시설 개보수, 농·산·어촌의 영유아보육지원, 다문화가정이나 중도 입국 청소년들의 학습지원과 금융교육 등을 실시해 보육사각지대의 돌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한편 YWCA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협력해 2013년에 새로 진행하는 ‘보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 사업’은 만 1세(일반 3세)부터 만 5세(일반 7세)의 영유아 및 해당아동의 형제(일반 10세 이하)를 위해 꿈나무돌봄센터를 운영, 보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 전문적 돌봄과 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보육은 나와 너, 우리 모두의 문제이자 책임이다. 사회가 유지되고 국가가 존립하기 위해서는 보육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가장 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일부 아동에게만 제한돼 있던 선별적 복지에서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보육으로, 자녀 양육의 책임이 개별가정에서 국가사회 책임의 공공보육으로,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에 맞추어 적극적인 수요자 중심의 보육체계로 전환돼야 할 것이다.
배정미(한국YWCA연합회 돌봄과 살림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