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대상 2017 수능 의견 조사 “수학 시험 범위 넓어 큰 부담” 95%

입력 2013-09-10 19:16


학부모 가운데 95%는 방대한 수능 수학 시험 범위 때문에 자녀의 공부 부담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 10명 중 8명은 “교육부의 수능 개편안에서 사교육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수능 수학 범위 축소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학부모 537명을 대상으로 ‘2017 수능 수학 시험 범위 의견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95%는 문·이과 상관없이 수능 수학 시험 범위가 너무 넓어 자녀들이 공부에 부담을 느낀다는 데 동의했다.

또 학부모 중 82%는 이처럼 방대한 수능 수학 시험 범위 때문에 자녀에게 선행학습을 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느낀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덧붙였다.

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서 수능 개편안의 제1안 현행 골격 유지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하는 것에는 학부모 83%가 반대했다. ‘찬성’과 ‘매우 찬성’은 8%에 불과했다. 현행 골격 유지안대로라면 문과 학생은 수학Ⅰ을 비롯해 수학Ⅱ·미적분Ⅰ·확률과 통계 등 4과목을, 이과 학생은 수학Ⅰ·수학Ⅱ·미적분Ⅰ 외에도 미적분Ⅱ·확률과 통계·기하와 벡터 등 6과목을 필수로 배워야 한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수능 개편안에서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수능 수학영역 범위 축소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교육부 담당 부서와 8인의 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회가 시민들의 인식을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수능에서 수학 시험 범위를 줄이면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생긴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88%에 달했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현 고교 교육과정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기 위한 개선안도 함께 공개했다. 이과생의 수학 학습 부담을 해소하며, 대학 진학 후 전공 이수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안이다. 수능 시험 범위를 문과는 공통(수학Ⅰ·수학Ⅱ)과 선택(확률과 통계·미적분Ⅰ 중 택일), 이과는 공통(수학Ⅰ·수학Ⅱ)과 선택(확률과 통계·미적분Ⅱ·기하와 벡터 중 택일)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안 부소장은 “현재 고등학교 이과 학생의 경우 수학 6과목 모두를 수능 시험 범위로 공부하고 있어 부담이 크며 이런 문제로 인해 이공계 기피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교육부는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