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병장, 어리바리 이등병으로 돌아가다… tvN ‘푸른 거탑’ 속편 ‘푸른 거탑 제로’ 제작발표회
입력 2013-09-10 18:16
‘일생에 한 번, 남성들이 가장 큰 충격과 ‘멘붕’에 빠지는 시간’.
군대 예능의 원조로 통하는 케이블 방송 tvN의 시트콤 ‘푸른 거탑’이 신병훈련소를 배경으로 새롭게 돌아온다. 11일 밤 11시 첫 방송되는 ‘푸른 거탑 제로’는 지난해 4월 첫 방송됐던 ‘푸른 거탑’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버전. 지난 시즌 화제를 모았던 말년 병장 최종훈의 풋풋하고 어리바리한 이등병 시절을 그린다.
10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최종훈(33) 이준혁(41) 김동현(39) 개그맨 윤진영(31) 등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군복과 군모를 착용하고 오른손을 들어 ‘경례’ 포즈를 취했다. 까까머리에 검게 탄 얼굴은 ‘진짜 군인’과 다를 바 없었다.
44번 훈련병 역을 맡은 최종훈은 “촬영이 아니라 훈련을 한다고 느낄 정도로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며 “지난 시즌이 인기를 끌어 부담감이 있지만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등병 연기를 위해 한 달 동안 5∼6㎏을 빼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첫 촬영 만에 3㎏이 빠질 정도”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영화 ‘써니’ ‘광해’ 등에 출연했던 이준혁은 극 중 31세로 나이가 꽉 차 입대한 뒤 군 생활 내내 잔머리를 굴리는 캐릭터다. 그는 “실제론 40대, 아이가 셋인데 훈련병을 맡았다”며 “열외정신이 투철한 역할인데 보는 분들이 쉽게 공감하실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외에도 명문대 학생회장 출신의 허당과 관심 사병,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며 자원입대한 독일 출신 이등병에 악마 조교까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현실감 있는 군인 캐릭터들이 포진돼 있다. 부대 가까운 지역에서 음식 찌꺼기를 수거해 사료로 사용하는 ‘짬 아저씨’ 역할로 가수 박완규(39)가 출연한다.
남성 시청자들의 공감은 당연하겠지만, 군대 이야기라면 질색하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까. 전작에 이어 연출을 맡은 민진기 PD는 “그간 남자친구나 가족들에게 들었던 신병교육대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을 공략하기 위해 이영훈(31), 장지우(29) 등 훈훈한 배우들을 비장의 카드로 준비했다”며 웃었다.
전 시즌의 인기에 힘입어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장치들도 보완됐다. 촬영은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306 보충대와 실제 군부대 시설에서 진행되고, 제작규모나 장비도 업그레이드됐다는 후문.
민 PD는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도 대거 영입했다”며 “웹툰을 보는 듯한 신선한 스토리와 B급 재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