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고위인사·기업인 만나 ‘相生 세일즈 외교’

입력 2013-09-10 18:06 수정 2013-09-10 22:25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베트남 교역의 전초기지이자 동남아 지역 전체의 ‘세일즈 외교’ 교두보인 호찌민시를 당일치기로 찾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호찌민시를 방문한 것은 2004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레 탄 하이 당서기와 레 황 꾸언 시장이 공동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더 많이 기여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은데 말씀드려도 되겠느냐”고 운을 뗐다. 이어 “외국인 근로자 채용 조건에 대해 말하려 한다”며 “한국에는 마이스터고 등 우수한 인력이 많고 그런 인력이 여기 와서 기술을 전수할 기회가 있는데 여기는 근로자 채용 기준이 있어 허용이 안 되니 이런 조건들을 완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인 호찌민시에는 한국 기업 대표사무소만 200개 있고, 전체 진출 업체 수가 1800여개에 이른다. 교민도 8만5000여명으로 동남아 최대의 재외국민 거주지역이다. 2007년 1월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전후로 우리 진출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호찌민시 고위인사와의 오찬 뒤 ‘한세베트남’으로 향했다. 이 의류가공기업은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우리 기업으로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2711억원)의 원자재 등을 수입해 재가공 과정을 거쳐 4억9000만 달러어치의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연간 2억4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베트남에 안겨줘, 박 대통령이 주창하는 한국과 해당 국가 간의 ‘상생(相生) 세일즈 외교’ 콘셉트에 가장 어울리는 기업인 셈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베트남 정부가 우리와의 무역 역조를 굉장히 우려하고 있는데 박 대통령의 방문은 우리 정부·기업이 무조건 우리 것만 파는 게 아니라 양국 상호이익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메시지를 베트남 측에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베트남 근로자와 우리 직원들을 격려했다. 생산라인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에서 산업연수생 생활을 한 베트남 근로자와 우리말로 대화했다. 박 대통령은 현지화에 성공한 우리 중소기업인 14명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해소해드리고자 여기에 왔다. 앞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인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동포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가 목표로 하는 국민행복의 울타리는 좁은 한반도가 아니라 세계 각지에 사는 우리 동포 모두를 포함한다”며 “여러분은 지구촌 시대에 한국의 정치·경제·문화적 영토를 넓혀가는 주역들로, 정부는 동포사회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종일 호찌민시를 누비고 밤에 하노이로 돌아온 박 대통령은 11일 오후 7박8일간의 러시아·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하노이·호찌민=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