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서 변조 의혹’ 박종길 문체부 차관 사임

입력 2013-09-10 18:02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정부 부처 차관직에 오른 박종길(67)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취임 6개월 만에 낙마했다.

문체부는 10일 박 차관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이 갑자기 사임한 것은 최근 자신이 운영하던 목동사격장의 명의 이전과 관련해 ‘공문서 변조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박 차관은 “이번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물의를 빚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격장 양도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마땅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1974년 8·15 경축 행사 때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으로 사격 국가대표에서 청와대 경호원으로 전격 특채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왔고, 그 인연으로 지난 3월 차관까지 발탁되는 영광을 안았다.

박 차관은 지난 3월 공직 취임 후 해당 사격장을 가족에게 넘기려는 과정에서 공문서의 일부 내용을 바꾸는 등 편법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 차관은 서울시 땅을 임차해 20년 가까이 사격장을 운영해 왔으며 공무원의 영리업무 금지 규정을 피하기 위해 사격장 운영권을 부인에게 넘기려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 차관 측은 서울시로부터 목동 사격장 명의를 개인 ‘박종길’에서 ‘주식회사 목동사격장(대표 박종길)’으로 명의 변경 허가를 받지 못했음에도, 지난 2월 발급받은 개인명의 허가서를 법인 명의로 발급받은 것처럼 명의와 발급 일자를 위조해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사업자 등록을 받아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차관의 위법적 혐의가 있는 만큼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